인내, 확률, 타이밍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3가지를 적어 보라고 하면 인내, 확률, 타이밍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랑, 성공 이런 것들을 위해서는 이 세 가지가 잘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것 같다. 높은 확률에 정확한 타이밍을 잡아서 인내심을 갖는 것.
몇 년 전 아이들과 가평의 빠지로 물놀이를 갔다. 60도 각도의 워터슬라이드를 탔는데 무서워 죽는 줄 알았다. 슬라이드의 높이에 주눅이 들었고 각도에 공포감을 느꼈다. 그러나 올라간 이상 다시 내려올 수가 없었다. 아빠 체면을 구길수 없어서 입수를 했는데 떨어지는 출발하는 순간부터 떨어지는 순간까지 모두가 공포스러웠고 후회를 했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좋은 기억은 아니다. 새로운 경험이고 딸과의 추억이었으니 좋지 않았는가? 그렇지 않다. 남들은 즐거워도 나와는 맞지 않는 것이다. 물에 입수를 하면서 충격 때문에 한 동안 목을 제대로 가눌 수 없었다.
젊었을 때는 번지 점프와 패글라이딩이 하고 싶었다. 지금은 별로 하고 싶지 않다. 겁이 나서다. 겁이 나면서까지 그걸 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 젊었을 때만큼의 감흥도 없고, 위험요소까지 있기 때문에 굳이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이것이 젊음과 중년의 차이 같다. 너무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해서, 생각이 너무 많고 겁이 많아진다.
공부도 때가 있고 결혼도 때가 있고 연애도 때가 있다. 노는 것도 때가 있다. 때라는 것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적기(適期)는 있다. 가장 중요한 타이밍이 그것을 해야 즐거운 것이다. 최적의 시기, 최적의 시간들이 있는 것이다. 때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때 그 경험을 해야 최고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에로스와 에로틱의 감정이 가장 고조될 때 연애를 하는 것이다.
웨딩드레스가 가장 이쁠 나이가 있고 가장 뜨겁게 사랑을 나누어야 할 때가 있다. 나는,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이 60살에 나타나서 결혼을 하는 것보다, 덜 사랑해도 30살에 결혼을 하는 것을 택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살고 있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사랑은 변해도 삶은 계속돼야 한다.
20대 때의 낭만과 감동이 50대에도 같을 수는 없다. 그때만큼 로맨틱하지 않다. 에펠탑을 보러 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때가야 하는 곳은 그때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