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3. 19
봄이 오고 있다. 주말에 대학교를 검색해 보았다. 딸이 갈 만한 대학이 있나 모르겠다. 저녁에 한강공원에서 산책하고 망원동에서 밥을 먹으려고 했는데 아내가 감기에 걸렸다. 딸하고 둘이서 잠깐 나왔다가 떡볶이 하고 어묵만 먹고 들어갔다.
딸이 당근에서 반바지를 산다고 해서 같이 나갔는데 장소를 잘못 알아서 한 참을 헤맸다. 간신히 만나서 반바지를 받아왔다. 아들은 생일이라 친구들이 집으로 놀러 왔다. 6명이 왔는데 방이 좁아서 안방을 내어주고 나는 밖으로 피신을 했다. 아들에게 미안하다.
아들 방소를 해주었는데 방이 가관이다. 머리카락, 과자 부스러기, 축구공, 배구공, 널브러져 있는 책과 노트.... 발톱이 공룡발톱처럼 자라 있어서 발톱을 깎아 주었다. 발톱 깎아 줄 만큼 어린애는 아닌데 깎아 주고 싶었다.
회사에서 워크숍을 가는데 기분은 그냥 그렇다. 새로운 곳에 대한 즐거움은 있지만 코드가 맞지 않는 사람들과 가려니 마냥 좋지 많은 않다. 사장이 큰돈 써가며 여행 간다고 하니 고마운 일 이긴 한데 여행은 어디보다 누구가 더 중요하다.
아내의 기침소리가 신경이 쓰인다. 나이 먹고 직장생활을 하는 아내를 보니 안쓰럽다. 결혼 전에는 대기업에서 편하게 일했는데 경력단절 후 15년 만에 새로운 일을 하고 있다. 힘든가 보다. 다정하고 따뜻하게 위로해 주고 품어주어야 하는데 그런 걸 잘하지 못한다. 미안하다.
돈을 여유롭게 쓰는 것도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이지만 더 다정하고 애틋한 관계가 삶의 질을 높이는 것 같다. 딸은 고3 같지 않다. 속으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겉으로는 평온하고 해맑다. 아내와 내가 함께 결정한 것은 출퇴근권 학교진학, 재수불가, 자취불가다. 나머지는 모든 것을 니 맘대로......
지난겨울은 가족 여행을 못 가서 아쉽다. 딸이 학원 때문에 아침 10시에 가서 밤 10시에 들어온다. 한 때는 매일 마중을 나갔는데 요즘은 딸 혼자 온다. 아쉬운 데로 야외로 나가서 밥도 먹고 찜질방도 갔다. 아이들과 가는 찜질방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찜질방을 함께 가는 사이는 가까운 사이라는 방증이다. 찜질은 하지 않고 식혜 먹고 고구마 먹고 목욕만 하고 왔다. 아들과의 목욕은 참 좋았다. 세신사가 등을 밀어주는 것과는 다는 느낌이 있다.
요즘은 퇴근하고 집에 와서 밥하고 설거지하고 애들 볶음밥 해주고 나면 11시가 넘는다. 아내가 직장을 다닌 이후로 거의 이런 루틴이다. 그래도 할만하다. 아내가 감기나 안 걸리면 좋겠다. 마음이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