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년 0월 0일
네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으시면 첫째도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해서 사는 것이요. 둘째도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해서 사는 것이요. 셋째도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해서 사는 것이다.
00년 0월 0일
마음에 드는 여자가 나타났다. 말을 걸어보기로 했다. 가슴이 뛰었다. 호감이 가는 사람에게 말을 건다는 것이 이렇게 용기가 필요한 것인지 몰랐다. 건물입구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계단에서 그녀가 내려온다.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렵게 용기를 내어 말을 건넸다.
"저.. 시간 되시면 차 한잔 같이 하실래요?"
매일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 사람이라 초면은 아니었지만 며칠을 고민 끝에 어렵게 말을 꺼냈다.
당황하는 표정으로 그 녀가 말했다.
"제가 오늘 약속이 좀 있어서요"
거절은 당했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내 마음을 전했다는 것에 만족한다. 갑작스러운 제안이라 미안한 마음이 든다.
00년 0월 0일
사람을 만나 사귀고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한다는 것이 참 어렵다. 외롭고 허전함을 메우려고 이성을 찾아 헤매고 다니는 것은 올바른 방법은 아닌 것 같다. 사람은 늘 외롭다. 외로움을 견뎌내는 훈련을 해야지 외로울 때마다 누군가 곁에 있어주기를 바라면 안 될 것 같다. 정말 여자는 이해할 수 없다. 바람만 불면 흔들리는 갈대 같기도 하고, 그렇게 이성적인 척하면서 순간의 감정에 휘둘려 모든 것을 내주는 것 같다. 모자란 건지 남는 건지 모르겠다. 가끔은 여자, 그리고 연애라는 것에 회의가 든다.
00년 0월 0일
표현한다는 것. 그것은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선물 중에 하나가 아닌 가 싶다. 좋은 것, 아름다운 것, 값진 것을 잘 표현한 다는 건 축복인 것 같다. 펜으로, 물감으로, 표정으로, 목소리로, 악기로, 말로, 글로......
내가 관심 있는 것을 더 아름답게 또는 실감 나게 표현하는 작업, 그런 과정. 그건 또 하나의 카타르시스 아닐까? 잘 표현하는 사람이 참 부럽다.
00년 0월 0일
살면서 주의해야 할 말들
•공부 못하는 사람이 공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
•돈 없는 사람이 돈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
•결혼 안 한 사람이 결혼은 해서 뭐 하냐고 말하는 것.
•못생긴 사람이 외모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
•군대 안 간 사람이 군대 가는 사람은 바보라고 말하는 것.
•마른 사람이 다이어트하는 사람 보고 배부르니 별 짓을 다 한다고 말하는 것.
00년 0월 0일
어쩔 수 없는 것들
•몇 달 동안 옆자리에서 지켜보기만 했던 여자, 용기를 내어 사귀자는 말을 했더니 남자 친구가 있다네.
•“A”사에 취직하려고 그렇게 애썼는데 기다림에 지쳐 포기하고 “B”사에 취직했는데, 입사하고 나니 “A”회사에서 합격통시서 오네.
•열심히 준비한 시험, 한 챕터만 남겨 두고 나머지는 완벽하게 했는데 그 챕터에서 집중적으로 출제되네.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방송국에 보낸 사연, 화장실 간 사이에 소개되었네.
00년 0월 0일
부자 되는 법. 많이 벌고 아껴 써라.
00년 0월 0일
나를 긴장시키는 것들 : 시험, 카드명세서, 대표이사
나를 설레게 하는 것들 : 소개팅, 여행, 일
내가 좋아하는 것들 : 새벽, 소나기, 제복, 모카빵, 연두색, 샤워, 등산
그리고 지극히 일상적이고 상식적인 것들
20대는 연애도 열심히 하고 한 두 번 이별의 아픔을 겪어 보는 것도 괜찮은데 너무 소심하고 조심스러운 삶을 산 것 같다. 연애에 대한 막연한 판타지도 있었던 것 같다. 순정 드라마를 많이 본 탓인가 보다. 내가 그 녀를 지켜줘도 다른 남자가 그 녀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는 정글의 세계를 너무 몰랐던 것 같다. 이런 부류의 사람은 결혼이 늦거나 못할 확률이 높다. 그래도 타고난 성향은 쉽게 바뀌지 않는 것 같다. 비슷한 생각을 갖은 여성을 만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긴 하다.
막연한 사랑을 쫒지 말고 어울리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그때는 연애에 대한 간절함이 있었다. 연애를 잘하고 싶었고 연애를 한 사람과 결혼을 하고 싶었고 결혼을 한 사람과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싶었다. 초등학교를 가고 중학교를 가고 고등학교를 갔듯이 당연하게 결혼도 하고 싶었다. 결혼을 안 하고 살아도 딱히 할 일도 없었고 무엇 보다 혼자 살기 싫었다. 결혼해도 외롭긴 하지만 혼자서 산다은 것은 내겐 너무 힘든 일이었다. 어쩌면 외로움을 견딜 자신이 없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