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4월
2003년 4월
“팀장님 여자는 행동을 좋아해요. 표현하라는 거죠. 마음속으로 좋아하고 있는 사람이랑 매일 전화하고 집에 바래다주는 사람이랑 어떤 사람에게 더 관심이 가겠어요?”
그렇다.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안다는 것과 행동한다는 것은 다른 것이다. 스토킹 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기술적으로 정성을 다하는 것. 어쩌면 연애는 쉽고 단순하다. 한편 여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자유라는 말도 한다. 아무리 여자를 사랑해 주는 남자가 있다고 해도 같이 있어서 편안함을 느끼지 못하면 관계는 지속되지 못한다.
관심과 간섭을 잘 구분해야 한다. 적당한 자유와 기분 좋은 구속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연애도 과학이다. 깊이 숙고하며 연애를 해야 한다. 어설픈 대시는 관계를 호전시키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번엔 김대리가 묻는다.
"결혼 꼭 해야 해요?"
가장 어려운 질문이다. 차라리 업무를 도와 달라고 하지. 대충 얼렁뚱땅 대답했다.
"꼭 해야 하는 건 아니겠지. 근데 나는 하려고."
김대리가 다시 묻는다.
"저는요?"
뭐라 대답을 해 주어야 해나? 나도 못하고 있는데 말이다. '너는 니 맘대로 하세요.'라고 말하기엔 너무 매정한 것 같아서 대충 뭉뚱그려서 말했다.
"나중에 김대리가 50살, 60살, 70살 되어도 결혼하지 않은 것이 잘했다. 괜찮았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으면 결혼하지 않아도 될 거 같은데? 다른 건 몰라도 흘러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으니까. 후회만 없으면 되겠지"
2003년 5월
공원에 산책을 갔다. 눈부신 햇살에 정신이 아찔하다. 신은 또 나에게 이렇게 비극적인 봄을 주셨다. 너무 화창해서 오히려 우울하다. 여자들은 기분전환을 할 때 화장을 하거나 쇼핑을 한다고 한다. 남자들은 보통 술이나 담배, 혹은 드라이브로 기분 전환을 한다.
드물게는 자기를 치장하면서 기분을 전환하는 사람도 있다. 면도를 하고 머리를 자르고, 구두도 닦고, 향수도 뿌리고, 옷도 갈아입었다. 약속 시간이 많이 남았다. 일부러 조금 일찍 나와 거리를 걸었다. 사람들의 옷차림들이 모두 화사하다. 여성들의 치마길이가 짧아지고 있다. 꽃이 피고 새가 울고 낙엽이 지고 눈이 오고 자연은 늘 같으면서 틀리다. 싫증 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