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5월
카페 동호회에서 알게 된 여인이 있다. 첫인상도 좋았고 볼수록 느낌이 괜찮았다. 진지하게 그녀를 만나보고 싶었다. 밥도 먹고 영화도 보며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하루에도 여러 번 나에게 전화를 하며 관심을 보였다. 우린 조금씩 연인이 되어가고 있는 듯했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났다. 그런데 만날수록 그녀와 맞지 않는 부분들이 조금씩 생겼다. 노력하면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 만날 수록 문제가 되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그녀의 미니홈페이지가 궁금해졌다. 호기심에 그녀의 미니홈페이지를 접속해서 둘러보았다.
그런데 아뿔싸! 이런......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정체불명의 남자와 뽀뽀를 하고 있는 사진이 있는 게 아닌가? 정황상 범상치 않은 관계인 것이 분명했다. 갑자기 지난번에 그녀가 밥을 먹으면서 한 말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오빠, 저는 남자들 다른 건 다 용서해도 바람피우는 것은 절대 용서 못해요”
“에라이~~ 나쁜 XX”
올해는 점쟁이가 모든 일이 잘 풀릴 거라고 했는데 역시 점쟁이 말은 믿을 것이 못된다. 잘 풀리지 않아도 좋으니까 더 꼬이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는 여자가 무섭다.
2006년 5월
외근 나갔다가 온 김대리가 두루마리 화장지를 한 보따리 들고 왔다. 내가 물었다.
“김대리 웬 화장지야? 어디 집들이가?”
김대리가 말했다
“회사 앞에서 장애인이 화장지를 팔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한 묶음 샀어요”
잠시 후 가방에서 편지봉투를 한 묶음을 또 꺼내 놓는다. 내가 물었다.
“그건 또 뭐야? ”
김대리가 말했다.
“화장지 사 갖고 오는데 옆에 할머니가 추운데 장갑도 안 끼고 앉아서 편지봉투를 팔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하나 샀어요.”
김대리는 정이 많은 사람이다. 나는 누구에게 따뜻한 사람이 돼 본 적이 있었던가?
나를 되돌아보게 되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