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웃으면 나도 좋아
2012년 6월
아들은 오늘도 열심히 방안을 기어 다닌다. 기는 속도가 무척 빨라졌다. 마치 바퀴벌레가 방바닥을 기어가는 것을 연상케 한다. 퇴근 후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 날쌔게 기어서 나를 보며 방글방글 웃는다. 정말 이쁘고 사랑스럽다. 한 참을 기어 다니다가 지친 모양인지 멍하게 드러누워 있다.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만 있어도 기쁨을 주는 건 자식 밖에 없을 것이다. 아들의 몸에서 풍겨져 나오는 분유냄새가 너무 좋다.
아직도 아빠라는 타이틀이 실감 나지 않을 때가 있다. 아빠로, 남편으로 잘 살고 있는 것일까? 아기 때는 젖만 주면 되지만, 아이가 하루하루 자라면 부모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 입혀주고 먹여주고 재워줬다고 부모의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육아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놀아주기"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훈육도 하고 교육도 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엑서사이즈다. 그래도 아들이 한 번 웃어주면 세상 모든 고통이 사라지는 것 같다. 신이 인간에게 주신 가장 공평한 선물, 자식.
아빠, 보고 싶었어요
2012년 6월
퇴근 후 집에 오니 “아빠, 사랑해요. 보고 싶었어요”하며 딸이 반긴다. 요즘은 딸과 연애를 하는 기분이다. 집에 오면 옷을 벗겨주기도 하고 먹을 것을 입에 넣어 주기도 한다. 잘 때는 딸을 꼭 안고 잔다. 옆에 없으면 허전하다. 그런데 어제는 딸을 혼냈다. 하지 말라고 하는 일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감기 걸리니까 물놀이 오래 하지 마라, 편식하지 말고 이것저것 먹어라, 하지 마라. 하지 마라. 어떤 것이 바람직한 훈육인지 잘 모르겠다. 딸의 감정이 상하고, 나의 감정도 상하면서까지 못하게 해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인지...... 위험한 행동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