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요즘 툭하면 딸(첫째)에게 얻어맞는다. 아들(둘째)는 이제 태어난 지 10개월이 되었다. 딸을 아무리 타일러도 비호같이 달려들어 한 대씩 쥐어박곤 한다. 격리를 시켜야 할 듯싶다. 아빠와 엄마가 첫째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무엇일까 고민을 했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 가장 좋은 선물은 동생을 갖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첫째에게 동생이 생긴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고, 둘째에게도 누나가 있다는 것은 든든한 일 것이다. 가족 이기주의가 되어서는 안 되지만 가족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오랜만에 어머니를 찾아뵈었다. 어머니는 요사이 관절이 많이 안 좋아지셨다. 제대로 걷기도 힘드시다. 수술을 해도 효과가 없다며 담당의사도 수술을 권하지 않으셨다. 약으로 통증을 줄이면서 사시는 것 외에 특별한 방법이 없다고 한다.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허름한 장롱이 있는 곳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이시더니, 장롱서랍에서 꼬깃꼬깃 접혀 있는 흰 봉투를 꺼내어 내 앞에 내미신다. 내일이 내 생일이란다. 봉투를 열어보니 낡은 만 원짜리 지폐 몇 장이 들어있다.
눈물이 핑 돌았다.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가만히 봉투를 쥐고 있었다. 어머니께서 고생하신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4남매를 키우시느라 안 해본 일이 없으셨던 어머니. 늙고 병들어도 오직 자식들 생각뿐이다. 맛있는 것 사드시라고 가끔 드린 용돈을 모아서 다시 자식에게 주시는 것이다.
“새끼들 먹여 살리려면 너 밥 한 끼 제대로 사 먹는 것도 어렵지? 친구들 만나면 밥이라도 한번 사주고 그래. 얻어먹기만 하면 인심 잃어.”
부모란 무엇일까? 과연 나는 어머니처럼 우리 아이들에게 희생할 수 있을까? 부모라는 타이틀이 무겁고 부끄럽게 느껴지는 날이다. 나는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