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듯 다른 모습, B형 같은 A형

by JJ

닮은 듯 다른 모습

2011년 6월

아내와 나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면들이 있다. 식습관도 그렇다. 나는 메뉴 불문하고 대체로 배만 부르면 된다는 일종의 "머슴형 인간"이다. 반면 아내는 맛있는 음식으로 배가 불러야 한다. 그래서 음식을 먹을 때도 나는 준비 없이 빨리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대충 먹지만 아내는 늦더라도 제대로 차려서 먹는다. 위를 채우는 방식도 사람마다 다른 것이다. 그렇다고 나 때문에 아내까지 음식을 대충 먹는 것은 원치 않는다. 아내는 나보고 빈(貧)하게 먹지 말라 조언하는데 내 생각은 또 다르다. 내가 빈한 것이 아니라 아내가 탐(貪)하는 것 이 아닐까? 하는 생각.



B형 같은 A형

2011년 7월

보통 A형의 단점은 소심하고 사소한 일에 걱정을 많이 하는 편이라고 한다. 반면 B형의 단점은 배려심이 없고 자기중심적이며 헤아림과 이해가 부족하다고 한다. 아내의 혈액형은 A형이다. 그런데 내가 살면서 겪어본 아내의 혈액형은 B형에 가깝다. 역시 혈액형은 통계일 뿐이라는 한계가 있는 듯싶다. 아내는 통상적으로 소심하다는 A형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아내 앞에서는 오히려 내가 트리플 A형이 된다. 나의 혈액형은 AB형이다. 아내는 나보고 A형의 단점과 B형의 단점을 고루 갖춘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한 마디 덧붙인다.

"화나는데 A형, B형이 어디 있냐?"




조화석화 주유주무(朝火夕火 住有住無)

2011년 8월

덥다.

아내는 아침부터 짜증이다. 딸과 나는 도망치듯 집을 나왔다. 갈 곳이 없다. 겨우 생각해 낸 곳이 집 근처 놀이터다. 오늘은 낮기온은 35℃다. 밖에서 떠돌아다니고 싶지 않다. 집에 들어가고 싶다. 집에는 화난 아내와 젖먹이 아들이 포진하고 있어서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요란하게 울어대는 매미는 나의 심정을 알아줄까? 햇볕에 달구어진 모래를 딸과 함께 만지작 거려 본다. 시선은 멍하게 하늘을 향하고 있다. 그래도 우리 딸은 아빠가 놀아 준다며 즐거워한다.


아내의 화(火)는 늘어만 간다. 조화석화(朝火夕火) 하니 주유주무(住有住無)라.

아침에 화를 내고 저녁에 화를 내니, 집이 있어도 집이 없는 것과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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