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결혼해 주고 예쁜 아이들을 낳아준 아내에게 고맙다. 연애할 때 더 잘해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다. 남들처럼 근사하고 낭만적인 연애도 아니었다. 모던하지도 않았고, 젠틀하지도 못했다. 여러모로 여유롭지 못한 시절이기도 했다. 궁색한 변명인지 모르지만, 어떤 인생이 옳은 인생이라고 정의할 수 없듯이 어떤 연애가 옳은 연애라고 단정 지을 순 없다.
결혼이 인생의 클라이맥스가 되고 싶지는 않았고, 살면서 더 잘해주고 싶었다. 모범답안은 연애 때도 최선을 다하고 결혼해서도 최선을 다 하는 것이다. 물론 마음처럼 쉽지는 않다. 굳이 하나를 택하라고 한다면 결혼하고 난 후에 더 잘하고 싶었다. 연애도 스타일이 있듯이, 인생도 스타일이 있다. 내 스타일로 연애를 해야 내 삶이지 않나 싶다.
살면서 일부러 고생을 해 볼 필요가 있을까?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결론은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그래야 세상을 살아가는 맷집이 생기고 힘든 일도 견디어 낼 수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다.
추운 겨울날 새벽에 신문 배달을 해보았는가? 아침부터 밤까지 벽돌을 지고 날라본 경험이 있는가? 밤새도록 연애편지를 써 본 경험이 있는가? 일하다가 쓰러져 본 경험이 있는가? 밤새도록 돌아가고 있는 인쇄소의 기계 소리를 들어본 기억이 있는가? 밤을 새우며 일하는 사람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다.
아침이 될 때까지 환하게 켜져 있는 빌딩숲 속의 불빛들, 24시간 쉬지 않고 움직이는 경찰 순찰차들. 꿈을 위해서 열정적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서 열정을 쏟을 수밖에 없는 삶들도 있다. 열정은 때론 생존이기도 하다. 우리가 잠을 자고 있는 이 시간에도 누군가는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너무 뻔한 이야기지만 열정을 가진 사람이 성공한다.
열정을 가진 사람이 모두 성공을 할 수는 없을지 모르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열정적이다. 열정은 단순한 노력과는 다르다. 노력보다 더 진지하고 갈망하고 애타야 한다. 그러나 열정이 부족하다고 자괴감에 빠지지 말자. 열정 없는 삶이라고 잘못된 삶은 아니다. 꼭 열정적이지 않아도 우리 삶들은 모두 소중하다. 그래도 매 순간 노력해야 한다.
노력한 만큼 기쁨도 늘어난다.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았는데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앉아서 기도만 하고 있으면 안 된다. 책에서 이런 글을 읽은 기억이 난다. “신이 무조건 은총만 하사하실 것이라는 낭만적인 생각은 버려라. 그분은 사실 무척 공정하고 정확한 분이니까.”
딸과 아들이 또 감기다. 지긋지긋한 감기다. 나았다가 다시 걸리기를 계속 반복한다. 분명 부모가 좀 더 신경 써야 한다. 그래야 한 번이라도 아이가 덜 아프게 된다. 우리 아이들은 유독 잔병치례가 많다. 아이를 탓하고 아이에게서 원인을 찾을 것이 아니라 부모의 문제도 찾아야 한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매 순간이 고비다. 부모는 똑바로 정신 차리고 아이를 보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의 몸에 흉터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