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왜 아이에게 짜증을 낼까? 혼을 낼 때는 따끔하게 혼을 내고 안아 줄 때는 따뜻하게 안아주어야 하는데 반복되는 짜증은 훈육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 아이의 눈에 엄마는 단순히 “짜증 내는 사람”으로 눈에 비치지 않을까 걱정이다. 딸이 열감기로 오늘도 한참 떼를 부렸다. 아내는 한동안 받아주다가는 지쳤는지 목소리의 톤이 바뀌고 표정이 바뀐다. 아픈 딸은 그럴수록 더 심하게 보챈다.
실제 아파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아픈 나를 엄마는 안아주고 사랑해 줄 알았는 데 엄마가 싫은 표정을 하니 더욱더 아이는 엄마의 사랑에 집착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더 엄마 곁을 떠나지 않으려고 한다. 엄마도 육아와 가사로 힘이 들겠지만 지금은 받아줘야 할 상황이 아닌가? 애가 아파서 엄마를 찾지 않는가? 안 아플 때라면 엉덩이라도 한 대 때려줄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받아줘야 하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 내가 아이와 24시간 매일매일 실전에서 부딪혀 보지 않으니 쉽게 말한다고 할 수도 있다. 이론적인 아빠의 생각일 뿐이라고 치부해 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내 상식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그래서 부모 아닌가? 남이라도 약간의 애정만 있다면 그 정도는 할 수 있다. 하지만 부모이지 않은가? 내가 낳은 내 아이 아니던가? 부모라면 그 정도 각오는 하고 아이를 돌봐야 하는 것 아닌가?
버럭 화를 내고 싶었지만 참았다. 엄마의 감정도 흥분되어 있어 좋지 않은데 지금은 어떤 말도 무의미하다. 울고 있는 딸을 보다 못해 내 방으로 들어왔다. 잠시 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딸이 내 방으로 쪼르르 달려와서 울면서 내게 안겼다. 열이 났다. 기침도 했다. 얼굴은 빨갛게 부어오르고 콧물을 훌쩍거리며 우는 딸을 보니 화도 나도 나고 마음도 찡했다. 그렇게 한참 동안 딸을 꼭 안고 있었다.
그리고 물수건으로 목과 얼굴을 조금씩 닦아 주었다. 약을 먹이고 그렇게 두 시간이 지나서야 딸은 조금씩 표정이 살아났다. 장난감을 만지며 조금씩 웃기도 한다. 그리고 피곤에 지쳐 어느새 나도 잠들어 버렸다. 새벽에 눈을 뜨고 나서 제일 먼저 딸의 얼굴을 보았다. 그리고 기침을 하지 않을까 귀를 곤두세웠다. 나의 훈육 방식이 잘못된 것일까?
내가 아내를 너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까? 아이가 없을 때는 몰랐지만 아이가 생기니 아이 때문에서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서 다투는 경우도 생긴다. 몸도, 마음도 딸이 건강하게 자라주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다. 오늘은 아내가 참 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