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가도 귀여워

D+219

by 소피

어느 날, 남편에게 노엘이의 귀여운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어 견딜 수 없었다. 함께 저녁식사중일 때였다.

"자기, 미안한데 나 노엘이 응가 얘기 좀 해도 돼?"

"... 그래, 나 아니면 누구한테 얘기하겠어. 해봐."


이유식을 시작하고 노엘이의 응가를 종종 확인한다. 당근입자, 브로콜리, 서리태껍질 등이 보이곤 한다. 게다가 오트밀죽을 먹이면 젤라틴처럼 탱글한 응가가 나온다. 먹은 대로 나오는 게 귀엽다. 아마 내 자식이라서 그렇게 느끼겠지. 이 얘기를 꼭 아이 아빠와 공유하고 싶었다. 남편은 얘기를 듣고 조용히 미소 지었다. 기대보다 반응이 약했다. 아마 식사 중 말하는 응가 얘기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말할 수 없어 그냥 입을 다물었지 싶다.


그 대화가 있기 전, 낮에 친구와 전화로 수다를 떨었다. 친구도 일을 쉬면서 집에서 아기를 보는 중이었고, 노엘이와 월령이 같은 또래 아기였다. 우리는 이유식 시작에 대한 고충을 얘기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친구가 말했다. 아가에게 단호박을 먹인 날 노오란 응가가 나왔다고 했다. 역시 엄마끼리 통하는 면이 있다. 서로 아기 응가 얘기를 나누며 "맞아, 맞아", "진짜 신기해", "귀여워"하며 격한 공감을 나눴다. 노오란 응가를 보기 위해 단호박 간식을 만들어주고 싶어질 정도였다.


나는 이상하게도 노엘이 응가가 얼마나 귀여운지 계속 이야기하고 싶었다. 남편 다음 타깃은 친정엄마였다. 다음날 엄마와 통화하며 소소한 이야기를 하다가 응가 이야기를 꺼냈다. 엄마는 '너희도 그랬어'라며 호호호 웃으셨다.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반응이었다. 지금 글을 쓰는 마음도 사실 노엘이 응가를 자랑하려는 마음이 섞여 있다-부적절한 주제라고 생각하면서도 팔불출이 이성을 먹어버렸다.


"크으으으응! 흐으으음!"

밥 먹던 중에, 놀던 중에 힘주는 소리를 낸다. 그 모습도 너무 귀엽다. 열심히 힘주면서 소리 낼수록 더 귀엽다. 노엘이는 특히 이유식을 먹다가 힘을 주는 일이 많다. 아기의자에 앉아 눈을 똥!그랗게 뜨고 '크으으으응' 힘주는 소리를 낸다. 호흡이 길어지며 얼굴이 시뻘게진다. 그렇게 힘주면서 눈도 안 깜빡이고 나를 빤히 쳐다본다. 나도 노엘이를 가만히 바라본다. 기다렸다가 한 숟가락 밥을 먹인다. 노엘이는 다시 힘을 주기 시작하고 나는 숟가락을 들고 기다려준다.


어디선가 스치듯이 본 육아 정보가 있다. 아이는 소화기관의 총길이가 짧아서 음식이 입으로 들어올 때 위에서 장까지 모든 소화기관이 자극을 받아 배변 활동이 촉진된다는 내용이다.

'아기의자에 앉은 자세로는 응가하기 힘들 것 같은데. 방석이라도 받쳐주어야 하나.'

나는 매일 노엘이의 쾌변을 응원한다. 응가하는 모습이 귀엽고, 응가 자체도 귀여워서 쾌변을 응원한다면 이상한 걸까. 아무튼 마음껏 끄적이면서 충분히 자랑한 것 같다. 노엘이는 응가도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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