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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길주 Jun 07. 2024

시적 단상 . 23

사과  그리고 해바라기


가끔씩

욕망은 사과처럼

농염하게  익어가지만,


그 욕망을 베어 버릴

가난한 마음은

바닥을 쳐서





내 언어의 정원이

무참히 무너져서




생각지 못한 말들이

풀독처럼 자라나서


상처를 주고

아파하고

후회도 하다가




혼자 커피 마시러 다니다

기도라도 해야지 하고

교회로 달려가



십자가 앞에 얼굴을 묻었지만,

눈물도 없고

가슴속 참회도 없으니




욕망을 자를

그것은 낮아지는 마음뿐이라 깨닫고




중2 짜리 보육원 아이랑

초코 아이스크림 먹으며

한시간쯤  놀다가




친구네 집 빈 과수원이 보이는

저수지를 돌아서

집으로 온다.





그리고 창고방에서

어제도

오늘도

해바라기나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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