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으로 치면 방송사고를 낸 것이다. 만약에 브런치 작가가 방송작가 시스템이라면 단 한번의 연재 펑크로도 작가로써 프로그램에서 짤리는 건 당연했을 것이다.
지난 번 작품인 장편소설 '방개 아저씨'를 쓸 때만해도 기술적인 내용을 잘 몰라서 발행도 연재브런치북을 만드는 것도 문제가 많았었지만, 스토리가 이어지는 연재를 펑크 낸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 새장편소설을 쓰면서는 소설쓰기의 어려움보다는 너무 바쁜 일정들이 많이 생겨서 소설쓰기를 진행하기가 좀 힘이 들었다.
그 첫번째 일은 작업실을 이사하는 일이였다.
지난주 금요일 시골 부모님 집에서 근처 아파트로 작업실을 이사했다. 그리고 연이어 추석과 집안 행사가 겹치고 이사한 작업실에서 처리할 일도 많아서 어쩔 수 없이 연재 발행도 월화수목금에서 월요일 하루로 줄이고그나마 추석 전날 월요일에는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와 손님맞이로 소설 연재를 펑크를 냈다.
부모님과 함께 산다는 것은 부모님의 손님과 일가친척을 명절 때마다 다 내가 맞이해야 한다는 일이고, 작업실 이사도 돈이 많이 들다 보니 돈으로 해결해야 할 일을 하나도 해결을 못하고 내 손과 발이 해야만 했다. 그래도 우선은 내 공간이 생기니 다시 글을 쓰고 책을 읽고 혼자서 기도 할 수 있고, 아이들 수업도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사짐을 풒고 내 공간에서 바라보는 전경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하나님께 감사가 저절로 나왔다.
다시 여기서 할 일은 새 장편소설을 잘 쓰는 일과 아이들 수업을 다시 히야 하는 일이다. 그리고 열심히 교회에 기도를 가는 일이다. 그리고 작년에 전원주택에서 쓴 장편소설 '방개 아저씨'를 출간하는 일이다. 열심히 읽고 열심히 쓰고 열심히 가르치고 부모님 잘 섬기는 일 참 힘들지만 다시 시작이다. 참고로 부모님 집은 새작업실에서 자가용으로 십분 정도 거리다 보니 매일은 못간다.
시골마을에서 근처 변두리 신도시 아파트 단지로 이사를 왔으나 이곳도 면소재지다 보니 시골은 시골이다. 문득 내가 언제 세종에서 살았나 싶고 언제 서울에서 방송일을 했나 싶을 정도로 나는 촌사람이 되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아파트에서 바라보는 산의 전경이 참 멋지다. 자연이 주는 위로의 힘은 이곳에서 나에게 대작을 쓰게 해줄것만 같은 좋은 기운이 느껴진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