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5. 내 친구 그녀

by 권길주


3년 전 친구가 내 인생속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아들이 죽었다며

큰 눈에 눈물이 꽉 차 있었다.


그리고 매일 전화를 하고는 울었다.


3년이 지났다.


지금은 아들을 가끔씩만 말하며

잘 웃고 떠들기도 한다.


요즘은 이혼한지도 거의 십년은 되어 간다며

남자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엊그제, 그 친구랑 시골에 논두렁을 오랫만에 걸었다.

둘이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손을 맞잡았다.


친구의 손이 부드럽지만은 않은 굴곡이 느껴져

약간 내 손가락이 아팠다.

가만히 손을 맞잡고 생각하니

네가 더 슬프게 산건지

내가 더 슬프게 산건지


도통 답은 모르겠지만,

그래, 친구야 네가 더는 아프지 않고

좋은 남자 친구도 만났으면 좋겠다.


겨울 바람이 우리들 호주머니에 파고들어와

이제는 삶의 무게를 내려놓으라고

주머니를 가벼이 흔들었다.


가끔은 나도 내 인생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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