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랑할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아버지랑 다투고 이틀도 않되어
쌀과 김치를 가지러 엄마 집에 갔다.
엄마는 단감을 좋아하신다.
엄마가 좋아하는 단감 두개.
그것도 내가 먹다가 남은 거 들고 간다.
냉동고에 오징어와 삼겹살도 챙겨서
아버지 드릴려고 가져간다.
아버지는 외출중이시고 여동생이 엄마를
돌보고 있었다.
일주일 동안 서로 시간에 맞추어 일년 동안
엄마를 같이 돌보았는데,
이제 내가 아버지 말대로 돈을 벌기로 했다.
난 아직 돈 벌 계획은 큰게 없다.
그런데 지금 사는 시골 아파트에서 조금 더 멀리
대도시로 나가서 살기로 했으니
엄마를 자주 못보게 된 것은 기정 사실이다.
엄마는 내 아픈 손가락처럼 톡하고 건드리기만 하면
눈물이 난다.
아프니까.
엄마가 많이 아프니까 그렇다.
소설을 써도 돈은 않되고,
시를 써도 돈은 않되었다.
그리고 기도를 해도 돈 없었다.
하지만, 아픈 엄마는 내 손이 필요한데,
나는 살아갈 돈이 없다.
엄마는 여동생만으로는 충분하질 않다.
나도 내 미래가 불안하여
십년 정도는 돈을 벌어야 한다.
왜냐하면 연금도 없는 프리랜서 방송작가였고,
책도 안 팔리는 소설가에
이젠 잊혀진 시인이니까.
요즘 세상은 길바닥에 돈이 널러 다닌다는 아버지는
아직도 내가 돈을 벌지 않고 사는게 미운가?
아버지는 돈은 쉽게 번다고 생각하시는가?
책이 팔리지 않는 시대에
글을 쓴다며 어느 날은 동생들이 핀잔이다.
겨울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에서
엄마에게 단감을 깍아 주며
쇼파에 나란히 앉아서 엄마에 볼을 만진다.
물컹한 엄마의 볼살에 뽀뽀라도 해주고 싶은
내 나이도 어느 덧 육십대다.
돈 벌러 가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
그러나 사랑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만 남은 엄마에게
무어라 말을 할까?
엄마 나 돈벌러 가는거 아니야,
조금만 더 멀리 가 보려고 해.
내가 엄마 때문에 세종에서 아산으로 이사 왔는데,
다시 세종 근처로 가서 조금 더 살아 보려해.
엄마를 사랑할 시간은 그다지 많이 남지도 않았는데......
나는 왜 자꾸만 지구밖으로 나가야 할 것 같은
외계인처럼
이 집에서 나가고 싶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