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의 기억에게 느닷없이
전화를 걸었다.
참 어이없는 이름이다.
몇 십년을 통화 한 번 한 적이 없는데
전화를 걸다니 .........
그곳에 있을 턱이 없었다.
나이가 들어서 과거를 찾아가는 걸까
아니면
기억이 점점 사라지니
과거는 너무 선명해지는 걸까
오늘도 겨울은 오후 세시를 지나며
잊은 것을 도로 되찾으려고 애쓰지 말라고
나를 다독거린다.
사십년이 지나도록 보관해온 수첩 사이
도무지 읽히지 않던 번호들
툭툭 털어내고
이름들도 지워내고
그래도 잊을 수 없는 추억과 사랑을 담아
겨울 햇살이 지나가는 창가에서
몸을 녹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