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연재 중
설야를 지나는 기차역에서
02화
실행
신고
라이킷
34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권길주
Nov 27. 2024
시 2.
제목 : 첫눈 오는 날
그림 ㅡ 권길주
어릴 적 엄마의 정원에는 작고 하얀 꽈리꽃이 있었다.
뜨거운 여름이 지나 가을이 되면
주황색 열매가 달리면
입에 넣고 불면 요상한 풍선이 되는 꽈리는
어린 내 입에서 꽈르륵 꽈르륵 거리며 소리를 냈다.
어떤 껌이나 사탕보다 신기하던
꽈리의 노란 열매들이
눈송이에 붙어서 떨어지는 것처럼
오늘 내게 첫눈은 그렇게 왔다.
입을 하 벌리고 있으면
입속에서 녹아버리는 하얀 눈송이가
어린 시절 풍선껌처럼
아쉽게도 그리운 어떤 시간들을 지나며
21층 아파트 창문가를 휘몰아치며
저 지층의 노란 잔디밭으로 떨어지면
아마도 떨어진 것은
하얀 첫 눈송이가 아닐 것이다.
내 마음속 그리운 한 끝에 놓인
시어들이나
너무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사람들 이름일 것이다.
그 이름에는 내가 사랑한 시인들도 있어서
그리움의 무게가 아픈 날이다.
그림 ㅡ 권길주
keyword
첫눈
사탕
Brunch Book
수요일
연재
연재
설야를 지나는 기차역에서
01
시. 1.
최신글
02
시 2.
03
3화가 곧 발행될 예정입니다.
2025년 01월 01일 수요일 발행 예정
전체 목차 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