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쓰는 시 (연재)
1. 새벽 별이 쏟아지는 마당가
새벽 다섯시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간다.
화목 보일러가 꺼졌나
거실이 조금 썰렁해서다 .
새로 집을짓고 아버지는
기름 보일러를 놓으셨지만
감당 못할 기름값에
나무를 때는 화목 보일러도 겸해서 놓으셨다 ㆍ
그래서 겨울이면 가끔씩 장작 타는 냄새를
맡으며 보일러에 나무를 땐다 ㆍ
나무를 한아름 넣고
보일러실을 나와 마당가에 서니
유난히 밝은 눈빛처럼
새벽별들이 하늘에 박혀 있다.
오랜만에 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휴 ~ 권작가님 이런 깡촌에서 사는줄 몰랐네요 호호호~
유명 아나운서 였던 그녀가 우리집 과수원에
놀러와서 하던 몇십년 전 농담이다.
우리는 한때 친구로 지냈고
그녀는 우리 아버지에게도 선물을 한보따리
사가지고 왔었다.
그때 나는 아버지의 자랑스런 딸이였고
아버지는 사과밭에 농부셨다.
아버지는 주식으로 망해서
사과밭도 팔고
땅도 무진장 팔았다.
그래도 이 새벽에 장작불이 타는
화목보일러가 있는 이 허술한 2층집을
남겨 놓으시고
내 마음엔 지지않는 별처럼
오늘도 다시 뜨듯해질 방바닥에
늙고 병들고 가난한 몸을 뉘이고 계시다.
한때 친구였던 그녀가
오랫만에 보고싶다.
별은 지고
이제는 남의밭이 되어 버린 과수원 빈 수풀에
아침마다 해가 뜨는것에
오늘도 감사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