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쓰는 시 (연재)

7. 겨울 밀밭에서

by 권길주

겨울에 밀이 자란다는걸

처음으로 알았다 ㆍ


모르는게 너무 많은 농사일

나는 시골 출신이지만

참깨 들깨 모종도 아직도 구별을 못한다ㆍ


농사는 부모님만 지으시고

나는 구경꾼으로 평생 살은것


그런데 요즘은 흙과 풀

곡식들을 보면 왜 이리

마음이 편할까


집앞에 야산과 들판에 억새풀

이삭을 다 비워낸 텅빈 논 밭을

보고 있으면

한동안 들끓던 세상 욕망이

사라진다 ㆍ


현란한 언어의 유희도

땅속에 묻고

한알의 밀이 되어 보고싶다 ㆍ


신은 내게

오직 그 한알의 밀을

허락하셨을 뿐인데

지난날 나의 욕심은 지나쳤다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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