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쓰는 시 (연재)

19, 눈온날 아침 흰죽을 쑤며

by 권길주

흰쌀알이 뜨거운 김을 내며

한알 한알 거품을 내며 풀어진다


어머니는 천식으로 밤잠을 못주무시고

나는 아직도 눈온 밤이 좋아 밤을 지새고

상념만 가득한 글알들이

씨줄 날줄처럼 엮여서


기억 넘어에 있는

초가집 지붕 사이

고드름이 되었다


뜨거운 흰죽 한사발

배고픈 이들이 천리밖에서 오면

반가운 손님처럼 퍼주련만


저 논두렁 사이 눈길에는

아무도 오지 않고

바람의 기척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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