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공감

나의 독서 이야기

by 소이

책을 읽기 시작한 때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 10년 전쯤 된다. 고등학생 때는 수험생이라 편안하게 책 읽을 시간이 없었고, 그 뒤로는 수험생 시절 받았던 스트레스를 푸느라 시간이 없었다. 아이를 낳으면서 조금씩 구멍이 뚫린 마음에 허기짐을 달래고 싶어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그마저도 들쭉날쭉했다. 그리고 지금에서야 인정하는 거지만 좀 교양 있어 보이고 싶어서 책을 고르기도 했다.


아이를 키우느라 힘들었던 만큼 크게 공감 가는 책은 단연 육아책이었다. 정답은 없었지만 나름대로 내 아이 키우는 기준이 세워졌고 쉽게 흔들리지 않을 단단함도 생겼다. 아이가 크고 나면 육아책을 멀리하며 독서 시간이 서서히 줄어드는 사람도 적지 않았지만 나는 아무래도 좀 교양 있어 보이고 싶은 생각이 그때까지도 있었는지 아주 느린 속도로 꾸준히 읽었다.


육아책만 보다가 다른 책을 보려니 책을 보는 안목이나 취향도 없었다. 마구잡이로 샀었고 아무렇게나 읽었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활자를 읽어내는 것만으로도 벅찼던 때였다. 교양은 무슨. 그래도 멈추지 않고 꾸준히 읽다 보니 차츰 목차를 보고 책을 고르게 되고 좋아하는 취향도 생겼다. 지금도 다방면으로 충분히 읽고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때와 비교하면 꽤 많은 발전을 하기는 했다.


책이 좋아서 많이 샀다. 괜히 옷 쇼핑이 하고 싶을 때도 샀고, 허전할 때도 샀고, 신간 도서를 보고 제목에 끌려 사기도 했다. 꼬박꼬박 구입한 날짜는 써놓고 결국 읽지 않고 지나쳤던 책도 많았다. 많이 사본 덕분에 책장은 부유해졌지만 읽지 못한 책이 쌓이는 걸 보고 있자니 마음이 썩 편하지 않았다. 좀처럼 책장을 비우는 일이 없는데 어느 날 욕심으로 채웠던 책장에서 몇 권을 비웠다.

물론 비우는 속도보다는 채우는 속도가 더 빨랐지만 다행스럽게도 전보다 읽는 속도 역시 빨라졌다.


그때 육아책이 마지막이었더라면 지금의 나는 있을까? 이제는 거리낌 없이 책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다.

좋아하는 책이 있냐고 하면 고민은 하겠지만 대답할 수 있고, 나를 위해 책을 고를 수 있다.

책이 스승이란 말도, 책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는 말도 가슴으로 조금씩 깨우친다. 정말 책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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