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공감

겁쟁이 글쟁이

다시 브런치에 오기까지..

by 소이

이제 조금 글 쓰는 것이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는데, 영 엉터리였다.

쓰기에 매료되어 가던 중 공저로 책을 써보자는 제안을 받고는 설레는 마음으로 예스를 외쳤는데.

막상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글을 책으로 낸다는 것에 자꾸만 줄어드는 자신감은 어쩔 수가 없었다.

한 꼭지 쓸 때마다 하얀 화면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버킷리스트에 책 쓰기가 있었다.

그냥 정말 꿈같은 거.

누구나 못 이룰 꿈 하나 정도는 버킷리스트에 있지 않을까? 하면서 썼던 그런 것.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싶어서 그토록 내가 누구인지 알리려 했던걸 생각하면 책도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적도 있지만 그게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




책을 쓰기로 마음먹은 후 더 열심히 써야 했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은 쓰는 것 빼고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이 반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쓰면서 많은 것들을 느끼고 알게 된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쓴다는 것 자체는 더 힘들게 느껴졌다. 공저라면 혼자 쓰는 것보다 부담이 덜 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의 무게는 그렇지 않았다.


지금 솔직하지 못한 걸까?

쓰면서 몇 번씩 스스로에게 물었다.

솔직하고 싶었다.

나 자신과 독자들에게.


자꾸 그런 생각을 해서였을까?..


한편씩 정성 들여 썼던 브런치 글도 점점 미루게 되고, 블로그도 조금, 인스타그램도.. 다 조금씩 미루게 됐다.

스스로 다른 이의 글과 비교하고 있다는 걸 깨닫고서 글 쓰는 게 무서워졌다.

초고를 어떻게든 마무리해야 다시 글을 쓸 수 있겠다는 핑계로 다른 글쓰기를 미루며 원고를 마무리했지만 다시 글로 돌아오는 게 무서웠다.




"작가님 글이 보고 싶습니다.. 무려 60일 동안 못 보았네요 ㅠㅠ" 브런치 알림이 왔다.




브런치에서 글을 미루는 작가에게 보내는 저장된 알림이었겠지만 나도 모르게 마음이 쿵! 했다.

사실 정말 쓰고 싶었는데,

가끔 어느 날은 정말 쓰고 싶었는데 이상하게 화면을 열면 글을 쓸 수 없었다.

마음이 하는 소리를 가만히 좀 있어보라고 무시했는지도 모르겠다.






독서모임을 하면서 읽은 책에 이런 글귀가 있었다.

글쓰기는 기다림이라고.

글감이 떠오를 때 쓰는 것이 아니라.

같은 시간에 앉아서 언제 나에게 올지 모르는 글감을 기다리는 것이라고.



글을 쓰지 못했다는 건, 무서웠다는 건.

어쩌면 기다리지 못했던 나의 조급함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브런치!

내 글을 다시 불러줘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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