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배우는 시기

by 소이

밤늦게까지라도 마무리를 해야 하는 일이 생기면서 자연스레 새벽 기상도 멀어졌다. 아이의 등교 준비 2,3시간 전에 일어나 시간을 보낼 때는 마음 챙기기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등교 준비를 해야 하는 시간에 맞춰 일어나다 보니 그럴 여유가 없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아이와 남편을 보낸 직후 짧지만 유튜브에서 동기부여나 육아에 대한 유익한 영상을 찾아 들으면서 하루에 시동을 걸곤 한다.


오늘 아침에는 지나영 교수님과, 오은영 박사님의 영상을 시청했다. 지나영 교수님은 저서 '본질 육아'의 내용을 인용하여 이야기하셨고, 오은영 박사님은 연예인 한 명과 동네에서 티타임에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는 콘셉트로 이야기하셨다.


'육아'라는 부분은 영상을 보든 책을 보든 꼭 적고 싶은 부분이 생기는데 오늘 아침도 그랬다. 듣다가 얼른 영상을 멈추고 두리번거리다 볼펜을 집어 들고 굴러다니던 신문 귀퉁이에 급하게 메모를 했다. 아이들에게 '본질'은 무엇일까? 두 분의 공통된 키워드는 "독립", "자립", "다양성"이었다.


머리로 아는 이 세 가지는 왜 알면서 받아들이기가 힘들까? "이렇게 하시면 안돼요!"라고 하는 예시 속에는 내가 하는 행동들이 적지 않다. 나는 세 번 참으면 네 번째 화를 내고, "내가 그럴 줄 알았다"라는 말을 쉽게 내뱉는다. 허용보다는 제제가 많고, 내 배 옆에 아이의 배를 묶어두려는 듯한 행동을 하면서 스스로 자율성을 인정하는 엄마라고 착각했던 것 같다.


'육아'는 어른의 내면의 숨어있던 많은 부분들이 아이를 통해 발현되는 것 같아서 '육아의 짬'이 찰 수록 어렵다. 매일 끓이는 된장찌개는 쉬워도, 매일 키우는 내 새끼는 쉽지가 않다. 매일이 새로운 1일이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나이가 한 살씩 많아질수록 늘 같은 본질이지만 마치 그 본질이 달라진 것처럼 다시 찾아야만 한다.


일을 하다 보면 때로는 아이가 뒷전이 된다. 어제오늘 같은 모습인 것 같아서, 여태껏 커온 것처럼 커줄 것 같아서 나 크는데 여념이 없을 때가 많다. 그러다 책이나 영상을 보고 '퍽'소리 나게 한 대 맞은 기분이 들면 정신이 번쩍 든다. 또 실수했구나 하면서.


오은영 박사님 채널에서 장영란씨가 초등학교 3학년 사교육에 대한 질문을 했었는데 박사님 대답은 "그 나이는 인생을 배우는 시기"라고 하셨다. 과연 3학년만 인생을 배우는 시기일까? 나는 아직도 인생을 모른다. 아직도 배우고 있다. 그러고 보면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너무 자주 잊어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바보 같이 중요한 걸 잃고 나면 깨닫는 것처럼.


삶과 죽음 사이에 모든 순간이 '인생을 배우는 시기' 아닐까? 그러니 오늘은 어제보다 본질을 잘 기억하는 하루로 보내보자. 본질 육아, 본질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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