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많이도 힘들어했던 하반기.
7월부터 "나 9월부터 진짜 죽었어. 정말 버텨야 돼. 존버만이 살길!"이라는 말을 구호처럼 외치고 다녔더랬다. 동생은 너무 많은 일을 하는 거 아니냐며 뜯어말렸지만, 평소 동생의 스타일은 한 가지 몰입형이고 나는 멀티로 다 같이 시작하는 스타일이라 괜찮다며 큰소리치며 이것저것 일을 벌였다.
9월.
10월.
두 달 내내 시도 때도 없이 번아웃이 왔다.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던 10개월이었다.
아.. 이렇게 살면 안 되는구나 절실히 느꼈던 두 달.
마치 누군가 등 떠밀어하는 것 마냥 힘든 얼굴로 다닌 시간이 결국 다 계획에서 온 것이었다. 계획대로 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계획을 그리 짰으니. 중간에 차 버리지도 못하고 미치기 직전까지 가는 것 같았다.
10월 마지막 주 플래너를 보며 '아, 이제 정말 마무리 단계야. 잘했고 못했고 가 아니고 마무리만 돼도 살겠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때와 다르게 아침 일찍부터 할 일들을 차분히 다 끝내 놓고 오늘 밤은 모처럼 여유 있게 계획하는 시간을 가져보니 알겠다.
계획이 그저 종이에 휘갈기는 가벼운 것이 아님을.
중간 수정 없이 끝까지 가는 것만이 정답이 아님을.
그 정직한 이름 앞에 진정한 시간관리의 의미를 되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