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우리 집의 막내가 된 모야는 이제 7개월 고등학생이 됐다. 강아지의 생애주기가 사람보다 훨씬 짧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환산이 잘 안 되는 편이라 남편에게 종종 묻곤 한다.
"오빠(결혼 12년 차이지만 아직 오빠다)~ 모야 지금 사람으로 치면 몇 살이야?"
"이제 고등학생? 청소년쯤 되지~"
어제 거실 바닥을 물끄러미 보다 보니 뭔가 작은 조각 같은 게 떨어져 있어서 위험할까 봐 얼른 치우려고 갔더니 모야의 이빨 빠져 있었다. 처음 보는 개 이빨이 신기해서 요리조리 보니 정말 사람 이와는 다르게 생겼다 싶었다. 바닥에서 주워 손바닥에 올려놓고 보니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동물은 이빨이 빠질 때 느낌이 없는 걸까?
얘는 이빨 빠졌을 때, 이만큼 컸다고 기뻐해 줄 엄마도 없구나.
몇 년 지나면 '얘'라고 부르면 안 될 만큼 나이를 먹는 건가?
동물에 별 애정이 없던 나였지만 7개월째 함께 살다 보니 은근히 신경 쓰이는 존재가 된 것이다.
오늘 아침에는 그런 작은 이빨들이 네 개나 거실 바닥에 있었다. 어제보다 조금 더 작고 부서질 것처럼 약해 보이는 하얀 조각이었다. 같은 세계를 살아가지만 전혀 다른 속도의 시간을 살아간다는 것을 시큼하게 느껴버린 어제, 오늘이었다.
"있을 때 잘해주면 되지~"라는 남편의 말처럼 그러려니 하고 잘해주면 되는데, 그다지 좋은 주인은 못 되면서 빠진 이빨 앞에서 이렇게 마음이 약해지고 만다.
'네가 건강했으면 좋겠어'
'네가 오래 살았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