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 19'
2020년도 코로나 19가 한국을 덮치고 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뒤바꿔 놓았다. 특히나 코로나 19의 강력한 전염성을 고려했을 때, 정부가 방 안으로 내놓은 사회적 거리 두기는 불가피했고 자연스레 사람들의 활기로 가득 찼던 극장가는 어느새 폐업을 고려하고 있을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게 국내 영화 산업의 입지는 좁아졌고, 차선책인 ‘넷플릭스’로 눈길을 돌리게 됐다.
4월 23일 ‘넷플릭스’ 공개 <사냥의 시간>
2020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한국형 디스토피아를 그린 <사냥의 시간>이 4월 23일 ‘넷플릭스’로 공개하였다. <파수꾼>을 연출한 윤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충무로를 이끌 차세대 배우들이 총집합하여 눈길을 사로잡았다. 점차 확산되는 코로나 19로 개봉일을 미뤘던 <사냥의 시간>은 ‘넷플릭스’에 판권을 판매하여 추정되는 수익보다는 제작비를 보존하는 길을 선택했다. 당시, 판권을 소유하고 있던 ‘리틀빅 픽쳐스’의 선택에 95% 이해하는 바이다. 어디까지나 결과론적일 테지만, 당시 극장 개봉을 감행했던 한국 영화들을 보면 옳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적으로 ‘넷플릭스’의 자본이 들어간 <옥자>와는 다른 경우인 순수 극장 개봉 염두한 한국 영화가 판권을 ‘넷플릭스’에 판매했다는 것은 전례도 없었을뿐더러 매우 이례적인 결정이었다. <사냥의 시간>을 극장에서 보길 원했던 관객 중 한 명으로서 아쉬운 선택이 아닐 수 없었다. 어쩌면 극장의 시가 점점 저물 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었을까?
<#살아있다> <반도> 그리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코로나와 함께한 2020년도 상반기를 지나고서 <#살아있다>가 6월 24일 개봉했다. <#살아있다>를 보기 위해 많은 관객들은 극장을 찾았고 약 200만이란 관객수를 기록하였다. 물론, 코로나 19의 상황이 점차 나아지고 있을 시기라고 하지만 코로나 19의 위협은 여전히 존재했기에 놀라운 관객수가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7월 <반도>가 개봉했다. 천만 기록을 세운 <부산행>의 4년 후를 배경으로 연상호 감독이 그대로 메가폰을 잡아 큰 기대를 모았다. 결과는 약 400만, 제작비와 <반도>를 향했던 기대감에 만족할 만한 관객수는 아니었겠지만, 코로나를 고려했다면 절대 적지 않은 관객수였다. 그리고 8월에 개봉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장 많은 관객수를 동원하였다 435만 명, 이 외에도 <정직한 후보> <결백> <침입자> <삼진그룹 토익그룹반> <도굴> 등등 코로나 19 위협에 여전히 노출되어 있지만 많은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았다. 그렇게 2020년 영화 시장을 돌아보면 다른 년 도와 관객수 차이는 나겠지만 여전히 대중들은 새로운 영화를 원하였고, 영화를 보기 위해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승리호>의 ‘넷플릭스’ 공개
최초의 우주 SF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었던 초대형 텐트폴 영화 <승리호>의 ‘넷플릭스’ 행은 위기에 놓인 한국 영화시장을 대변하는 듯했다. 가을에 접어들어 다시금 코로나 19의 확산은 영화 산업은 고사 위기에 빠지게 만들었고, 제작사와 배급사는 제작비용을 회수해야만 했으며 차선책은 역시나 OTT로 향했다. <승리호> 뿐만이 아닌 많은 영화들이 ‘넷플릭스’에 문을 두드리고 있는 상황이다. <승리호>의 ‘넷플릭스’ 행은 ‘생존’을 고려한 결정이지만, 거대 자본이 들어간 텐트폴 영화가 극장이 아닌 OTT행을 결정했다는 것은 국내 영화시장에 어떤 파급효과를 만들어 낼지 이러한 흐름이라면 영화계의 침체가 더 길어지지는 않을까 다만 우려는 되는 것 같다.
그리고 2021
코로나 19 가속화시켰을 뿐 OTT의 성장은 불 보듯 뻔했다. 세상이 가파르게 변화해가는 만큼 영화 산업도 함께 성장하고 변화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OTT 선두주자인 ‘넷플릭스’는 현재 유료 회원 자수는 2억 명을 지닌 독보적인 플랫폼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렇게 영화 시장은 대형 스크린과 빵빵한 사운드에서 방안 내 손 안의 극장으로 점차 변화해갔다.
그렇다고 극장이 점점 망해가고 있다? 이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팬데믹이 종지부를 찍는다면 극장가엔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이 붐빌 것이고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더 이상 극장은 단지 영화를 보러 오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한국에서의 극장은 영화를 관람하는 개념이 아닌 일종의 문화와 놀이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극장만이 갖고 있는 스크린과 사운드 그리고 그 냄새와 분위기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할 것이다. 또한, 코로나 19 이전 ‘넷플릭스’와 극장의 관계를 돌이켜 보았을 때, ‘넷플릭스’에서 제작된 <더킹: 헨리 5세> <아이리시맨> 등등의 영화들은 ‘넷플릭스’ 공개 2주 전 메가박스에서 개봉한 사례가 있었다. 이런 전례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형태의 영화 시장이 등장한다면 영화 부흥의 신호탄이 되어 다시금 영화 시장의 긍정적인 바람을 불게 만들어 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