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흔적

by lululala


흔적


습관처럼 걷던 골목길

낡은 가로등 불빛 아래

비어있는 너의 그림자를 따라

나는 멈춰서서 지나간 시간을 더듬는다


나른한 오후의 창가 아래

희미하게 남은 커피향 속에서

잊었던 너의 미소가

향기를 타고 선명하게 다가온다



나는 잊었다고

아무렇지 않다고 믿었던 것들이

어느샌가 가슴속 울림을 일으켜

네가 나를 불러 세운다


미워했던 기억조차

시간이 지나면

부드러운 온기가 되어

사랑이었다고 속삭인다



흘러가는 것은 모두

사라지는 줄 알았지만

마음속의 그림자처럼 남아

여전히 우리를 물들인다


그렇게 우리는,

흘러가지만 지워지지 않는 것들과

잊은듯해도 스며드는 것들을 품으며

오늘을 살아간다


pexels-suzyhazelwood-1908066.jpg




keyword
이전 01화생각을 담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