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울린다.
오늘을 버텨야 한다는
무언의 종소리가 귀에 울린다.
지하철 손잡이에 매달린 나.
출근이라는 의식의 제물이 되어
목덜미를 잡고 늘어진다.
퇴근길 닳아빠진 내 다리.
현관문을 부여잡은 채
괜찮다는 혼잣말로 문을 연다.
삶은 덕지덕지 벽에 붙은 먼지 같아,
떼어내려 하면 찢어지고,
그냥 두면 썩어간다.
절망과 권태가
서로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그래도 나는,
오늘을 붙잡는다.
나아지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언젠가.라는 자기기만에 속아
다시 내일을 가방에 집어넣는다.
이게 살아 있다는 건가.
아니면 살아 있다는 환상인가.
그래도 나는,
손을 뻗는다.
희미한 불빛 하나
닿지 않는 곳을 향해 흔들리며,
내일이라는 거짓 희망을 버리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