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이라는 작가
무의식
인간이 달도 가고, 화성도 가는 2025년.
나는 우주보다 내 무의식의 세계가 더 궁금하다.
가끔 누군가 내게 말해주듯,
꿈속의 에피소드는 현실의 내가 겪는 어려움을 반영한다.
마치 어떤 작가가 나를 관찰하다가
적당한 시점에 메시지를 알려주는 것처럼.
꿈속에서
한동안 나는 꿈에서 계속 뭔가를 훔쳤다.
들킬 걸 알면서도,
아니, 어쩌면 들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어떤 밤엔 이가 빠져서
빠진 이를 입안에서 굴리다가 깨기도 한다.
입 안에 가시가 박힌 꿈은 더 강렬했다.
혀로 밀어내고, 손가락으로 잡아 빼도
입 안에서 선인장이라도 자라는 듯
굵은 가시들이 끝도 없이 나왔다.
명절이었다.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반갑지 않은 사람들로
비좁은 집 안이 가득 찼다.
뜬금없이 한 정치인이 허름한 소파에 누워 있었고,
손님과 함께 온 고양이는 아이로 변했다가
목에 무언가 걸려 토하기 시작했다.
119를 부르는 난리 속에서
나는 계속 입 안의 가시를 뽑고 있었다.
의문
잠에서 깨어나도 그 감각은 남아 있었다.
입 안이 따끔거리고, 혀끝에 금속 맛이 돌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개연성도, 맥락도 없는 꿈이었다.
어떤 힌트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래서 AI에게 물었다.
나는 종종 AI가 내 꿈을 캡처해서
자동으로 분석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꿈의 조각들을 일일이 설명하기는 어렵고,
기억나지 않는 부분도 많으니까.
AI의 해석
입 안은 ‘표현’과 ‘진심’을 상징한다.
가시는 말하지 못한 감정, 억눌린 생각의 잔여물이다.
명절은 관계의 밀집, 피로한 소음.
정치인은 권위의 그림자,
고양이와 아이는 본능과 순수의 교차.
모두가 당신의 안에 있다.
나의 해석
AI는 훌륭한 해석을 해주었다.
웬만한 정신과 상담에서 이런 피드백을 받으려면
최소 50분의 상담과 15만 원의 상담료가 든다.
그런데 AI는 1분도 안 돼 이런 해석을 했다.
나는 생각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구나.
멈추고, 쉬어야 할 때인가 보다.
나는 늘 ‘이 정도로 힘들다고?’
스스로를 그렇게 몰아세운다.
업무 하면서
매일 글을 쓰는 일에 좀 지쳤나 보다.
글을 쓰는 일은 즐겁지만
과연 내 글과 내 삶이 일치하나?
하는 질문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무의식은 무엇이길래
입 속의 가시를 뽑고,
눈 속의 비늘을 벗으라고 말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