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L184. 레이지 모닝이 추구미

휴직, 퇴직 리허설

by Mira



안식할 수 없는 안식년


회사 복지 제도 중엔

20년 이상 근속자에게 주어지는 1년짜리 휴가가 있다.

일종의 안식년 제도다.


50% 유급 휴가라서 경제적인 허들이 있다.

모두가 좋아하지만,

아무도 쓰지 않는다.


‘기존의 월급만큼 벌지 못해도 1년을 잘 지낼 수 있을까?’

나는 엑셀을 켜고 수치를 입력했다.

잘하지도 못하는 산수로 씨름하며

GPT를 통해 검증을 했다.


6개월 동안 수없는 시뮬레이션 끝에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리고 바로 실행했다.


이 휴가를 신청한다는 건,

다시 돌아와도 좋고,

그만둬도 괜찮다는 마음 정리가 필요했다.


동료들의 반응도

‘어쩌자고?’

요즘처럼 민감한 시기에 자리를 비운다고?

언제 회퇴 공지가 날지도 모르고,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예고되는 이 시점에?

젖은 낙엽차럼 딱 붙어있어도 모자랄 판에 휴직이라니??


나는 월급을 좀 포기하더라도

혼자만의 시간이 간절했다.

물론 그동안 세팅한 머니트리가 잘 자라서 가능한 선택이었다. 돈으로 시간을 매수한 것이다.


미라클 모닝, 노노

이지 모닝, 땡큐


휴직을 맞아 ‘미라클 모닝’을 꿈꾸지 않는다.

인생 최고로 게으르고 사치스러운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최고의 럭셔리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것이다. 그걸 해 보고 싶다, 더 늦기 전에.


나만의 시간과 리듬으로 살고 싶었다.

정해진 시간 없이 내 몸과 마음이 흐르는 대로 두면

어떻게 될까?


인생 망할까?

혹은, 중년 히키코모리가 될까?

평생 두려워하던 대로 낙오자가 될까?


이번 휴직은 나를 대상으로 한 일생일대의 실험이다.

첫날은 이렇게 각오했다.


잠 좀 실컷 자자


게으름이 내 몸을 장악하면

나는 기꺼이 납작 엎드릴 것이다.


그리고 열정이 나를 뜨겁게 하면

밤을 새워서라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겠지.


돈과 함께 시간을 다루는 힘,

그게 내가 GPT와 가장 많이 시뮬레이션했던 주제다.


이제는 계산보다 감각으로 살아볼 차례.


Let’s me see what hap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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