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 W197. 밥벌이의 지겨움

freedom after thirty years of servitude

by Mira


보통 학교나 회사에선 계획표를 시간대로 만든다.

하지만 이제 그런 곳에서 벗어난 나는 에너지 흐름대로 산다.


그냥 머릿속에 떠오르면 바로 한다.

그게 새벽이든, 대낮이든..


머니 리밸런싱과 라이팅에 몰두하고 나면

완전 방전상태가 된다.

회사에서 업무 하는 것과 같은 루틴이다.

다른 건,

셀프 프로젝트로부터 퇴근하면 뿌듯하다.


회사에서 퇴근할 때는 하루의 끝이 정말 헛헛했다.

하루 종일 뭐 했는지 모르겠고.

바쁘긴 했는데,

딱히 진도 나가는 것도 없고

누군가의 컨폼에 컨폼에 컨폼이 나야 끝나는 일들.


이제야 나는 ‘시간’이 아니라

‘아디이어’ 대로 움직여야 결과가 나온다는 걸 알았다.


번아웃


그동안은 학교나 회사에 적응하지 못하고

남들 다 멀쩡하게 다니는데

혼자 괴로워하는 나에게 화를 냈다.


몰아세우고,

다그치고,

엄살 부리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


몸은 망가질 대로 망가지고

멘탈은 부서졌다


방문을 열고 화장실 가는 일조차 귀찮아졌다.

먹지도 씻지도 않고

눈을 감고 시간을 보냈다.


이런 나를 게으르다고 생각했다.

또 이 게으름의 끝에

기다리고 있는

파국과 쫄망이

두려웠다.


타인의 기준으로

내가 정의되고

평가되고

분류되는 걸 못 견뎌했으면서,

나 자신이

나에게

가장 가혹하게 굴었다.


나는 게으른 게 아니라

타인의 기준으로 사는 데 지쳤던 거다.

온. 전. 히.



밥벌이의 지겨움


30년 했다.

이제 더 이상 돈을 벌지 않아도

먹고사는 데 큰 문제가 없다.

그 해방감이 요즘의 에너지다.

불안?

자유로워서 스윗한 기분이 더 압도적이다.

불안을 거부한다.

정체성이고 소속감이고 별 문제없다.



왜 불안하지 않은가?

글을 써서 꼭 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없다.


꼭 작가가 되어야 한다거나

책을 내고 싶다는 욕망도 없다.

그냥 쓰는 일이 좋아서, 쓴다.


책을 내면

팔아야지, 홍보해야지

음, 좀 귀찮지 않을까?



어릴 때는 작가가 되고 싶었다.

책을 내서 사람들한테

“오!” 하는 반응을 듣고 싶었다.


그런 욕망이 더글더글했다.


그런데,

누구의 인정이 필요해서?


돈도 많은데,

굳이??


나는 글로자


좋아하는 일을 마치 업무 처리하듯이 집중하는 시간이 좋다. 매일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또 그것을 굳이 ‘팔지 않아도 되는’ 상태를 즐기고 있다.

나에게 나는 아주 괜찮은 글로자.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야기를

글로 풀어낼 때, 나는 정말 행복하다.


명품 디자이너도

나에게 이런 만족감을 줄 수는 없다.


사유하고,

글을 쓰는 나는

글로자.


내가 대표이사


30년 월급쟁이 하고 회사 대표이사가 된 사람들이 부럽다.

그래서 나는 30년 일하고

‘글로 대표이사’가 됐다.

월급도 없고

회의도 없다.


그리고

나는 꽤 명랑한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상당히 목적 지향적이고

뜬 구름 잡는 추상적인 생각을 하는 거 같아도

누구보다 현실적이고 생산적인 것을 추구한다.


회사,

바이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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