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도 구애할 때는 튼튼한 둥지를 짓는다
사랑보다 ‘조건’이 먼저인 결혼, 잘못된 걸까?
최근 결혼과 출산 관련 글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을 다룬 글에서는 ‘사랑’보다 ‘돈’과 ‘집’이 더 자주 언급된다. 출산 관련 글에서는 ‘아이’ 다음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가 ‘돈’이었다고 한다.
인류의 생존 본능
이제 젊은 세대는 알고 있다.
결혼이란 건 ‘사랑’이라는 감정만으로는
유지되지 않는다는 걸.
살아남을 수 있는 조건을 이성적으로
따져야 하는 선택이라는 걸.
사실, 사랑이 결혼의 전제가 된 건
인류 역사에서
고작 300년 남짓에 불과하다.
그 이전의 결혼은 집안과 집안의 계약이었다.
사랑은 결혼이 아니라 연애의 언어였고,
결혼은 경제와 신분, 생존의 언어였다.
왜 낡은 구습 같은 결혼 개념이
다시 부활할까?
감정과 충동에 휘둘려 사랑만으로
결혼을 선택한 결과가 어떤지
보여주는 사례는 많다.
‘고딩엄빠’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임신과 출산이 결혼으로 이어진
미성년 부부의 현실은 빈곤과 육아전쟁이다.
그리고 그 경제적 부담은 사회가 떠안는다.
집, 생활비, 양육비, 교육비까지.
세금으로 지원된다.
물론 그들에게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돈은 누군가의 노동에서 만들어진다.
개인의 사적인 선택이 공적지원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결혼은 사랑이면 된다는 메시지를
우리는 대중문화로
반복해서 주입해 왔다.
현실은 복잡하지만,
콘텐츠는 늘 달콤하다.
그렇게 ‘사랑’에 대한 믿음으로
현실’에 맞지 않는
선택을 하는 게
멋있고 용기 있는 일처럼 그려진다.
준비되지 않은 가정이
다음 세대를 낳고,
그 반복된 선택은
사회적 비용으로 돌아온다.
결혼은 사랑만큼 조건을 검토해야 한다.
새들도 짝을 고를 땐 가장 튼튼한 둥지를 짓는다.
사랑만으로는 가정도 아이도 지킬 수 없다.
젊은 세대들이 결혼을 앞두고 현실적 문제를 고려하는 것은 단순히 물질주의적 가치관 때문만은 아니다.
현실을 직시하는 책임있는 선택을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