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마음은 시칠리아 골목을 거닐고

여름휴가, 긴축재정 중입니다

by Mira


여름휴가 시즌이 돌아왔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계획 이야기에

나도 덩달아 마음이 들뜬다.


올해 상반기, 예상치 못한 의료비 지출이 많았다.

그래서 지금 나는 긴축재정 모드.

여름휴가는 아예 접기로 했다.


하지만 여행에 대한 로망은 매일 피어오른다.

오키나와? 남해?

시칠리아 남부와 몰타까지 연결된

2주짜리 여행 상품을 발견하자

두근두근.


특히 몰타는 시칠리아와 가까운 섬나라인데

이태리와 달리 영어권 국가라서

너무 신기했다.

어떤 역사와 현재가 있는지

궁금한 곳이고

유럽에서 은퇴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나라라고 하니 더욱 관심이 생겼다.


애초 예산은 200만 원이었는데

검색하다 보니

어느새 1,000만 원짜리 유럽 여행이

눈에 아른 아른.


내 돈으로 내가 가는 거다.

누구의 허락도 필요 없고,

재정 계획에 펑크가 난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니다.


매달 넣고 있는

가상자산이나 연금계좌 비중을 조정하면 된다.


하지만 나는 집에 머물기로 했다.

한 번 흐트러지면

와르르 무너질 것 같아서다.


가끔은 생각한다.

“내가 너무 과한가?”


하지만 내가 퇴직 후를 이렇게까지 준비하는 건

단지 나 자신만을 위한 게 아니다.


부모님.

경제력이 없는 80대 부모님을

내가 온전히 책임져야 한다.


내가 돈이 부족해서 하고 싶은 걸

못하는 건 괜찮다.

그런데 부모님이 그러신다면,

그건 정말 힘들 것 같다.


노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부모님이

때때로 버겁다.

그리고 노후에 돈이 없다는 게

삶에서 어떤 감정과 상태가 되는지

나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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