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L310. 해피엔딩

21세기의 오만과 편견

by Mira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의 주인공 엘리자베스 베넷은

결국 다아시와 결혼한다.


그래서 그 이야기는

해피엔딩이 된다.



현대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 브래드쇼는

수많은 연애와 관계를 지나 남편의 죽음으로

여전히 혼자다.


엘리자베스의 행복은

결혼으로 증명되고,


혼자 남은 캐리의 행복은

여전히 의심받는다.



제인 오스틴이 이 드라마를 본다면?


만약

제인 오스틴이

섹스 앤 더 시티를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그녀의 시대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장면들이 펼쳐진다.


경제적으로 독립한 여자들.

자기 집을 갖고,

자기 돈을 벌고,

자기 욕망을 이야기하는 여자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요한 것이 하나 있다.


짝을 찾는 일.


사람들은 여전히

사랑을 이야기하고

관계를 이야기한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 상대가 꼭 남자일 필요는 없다는 것.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어 하는 마음 자체는

그녀의 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의 오만과 편견


하지만 한 가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혼자 살아가는 여성에게

연인을 만나는 해피엔딩을 요구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21세기의 또 다른

오만과 편견인지도 모른다.


삶에는

소설처럼 분명한 결말이 없다.


우리는

마지막 장면을 모른 채

계속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어떤 삶이 더 낫다고

쉽게 말할 수도 없다.



가장 오래 남는 관계


관계 중에서도

가장 오래 남는 것은


아마

자기 자신과의 관계일 것이다.


누구를 만나든

어떤 약속을 하든,


그 모든 순간에

끝까지 함께 있는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니까.


완성의 의미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많은 여성들이

혼자 사는 삶을 선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마

각자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어느 테이블에서


어느 작은 바에서

엘리자베스 베넷과 캐리 브래드쇼가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다고 상상해 본다.


엘리자베스가

조용히 와인을 한 모금 마시며 묻는다.


“그래서 결국

당신은 다시 결혼했나요?”


캐리는 잠시 생각하다가

어깨를 으쓱한다.


“글쎄요.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요?”


잠깐의 침묵.


아마 그 순간

두 사람은 같은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삶의 결말이 무엇이든

결국 중요한 것은,


누구와 함께 사느냐가 아니라

자기 자신과 어떻게 살아가느냐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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