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L314. 소박하고 단정한 삶

소노 아야코를 생각한다

by Mira



40대 초반에

소노 아야코의 책을 만났다.


끝이 보이지 않는 업무에 답답했던 날,

점심시간에 들른 서점에서였다.


그때의 나는

무엇을 두려워했던 걸까.


무언가를 기대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 같았고,

일상은 안정적인 듯했지만

미래는 불안했고

지나온 시간에는 후회가 많았다.


그때는

늙어간다는 기분이

갑자기 아주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막막하기도 했다.


그때로부터

무려 10년이 지났다.


지금도

그 기분이 썩 유쾌한 것은 아니다.


주변의 선배들이

나이와 함께 찾아오는 상실의 시간을

견디는 모습을 보면

여전히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럴 때 나는

가끔 소노 아야코를 떠올린다.


생각보다

단단하게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구나.


학교에 다니던 시절을 떠올린다.


새 학년이 시작되면

새로운 교실,

새로운 선생님,

새로운 공부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 분위기를 따라가기 위해

나름 애를 썼다.


나이 드는 것도

어쩌면 비슷한 일인지 모른다.


매년

새로운 아젠다와

새로운 도전 과제가 생긴다.


몸의 변화,

관계의 변화,

경제적 문제,

그리고 삶의 우선순위.


그 모든 것을

조금씩 배워가며

적응해 가야 한다.


40대에는

늙어간다는 사실이

막막하게 느껴졌지만


56세가 된 지금

나는 그녀의 문장을 통해

기대하는 것이 있다.


소박하고 단정한 삶.


세상에 대해

큰 기대도 낙관도 없지만

무의미한 비관과도 거리가 있는 삶.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해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태도.


그보다는

자기 자신과 더 친해지는 것.


인생에 대한 큰 방향을 정하되

하루 단위의 시간에

집중하는 삶.


그리고

생각보다 혼자 살아야 할 시간이

길다는 사실.


소노 아야코는

2025년, 9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 생에서의 여행이

흐뭇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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