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노 아야코를 생각한다
40대 초반에
소노 아야코의 책을 만났다.
끝이 보이지 않는 업무에 답답했던 날,
점심시간에 들른 서점에서였다.
그때의 나는
무엇을 두려워했던 걸까.
무언가를 기대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 같았고,
일상은 안정적인 듯했지만
미래는 불안했고
지나온 시간에는 후회가 많았다.
그때는
늙어간다는 기분이
갑자기 아주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막막하기도 했다.
그때로부터
무려 10년이 지났다.
지금도
그 기분이 썩 유쾌한 것은 아니다.
주변의 선배들이
나이와 함께 찾아오는 상실의 시간을
견디는 모습을 보면
여전히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럴 때 나는
가끔 소노 아야코를 떠올린다.
생각보다
단단하게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구나.
학교에 다니던 시절을 떠올린다.
새 학년이 시작되면
새로운 교실,
새로운 선생님,
새로운 공부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 분위기를 따라가기 위해
나름 애를 썼다.
나이 드는 것도
어쩌면 비슷한 일인지 모른다.
매년
새로운 아젠다와
새로운 도전 과제가 생긴다.
몸의 변화,
관계의 변화,
경제적 문제,
그리고 삶의 우선순위.
그 모든 것을
조금씩 배워가며
적응해 가야 한다.
40대에는
늙어간다는 사실이
막막하게 느껴졌지만
56세가 된 지금
나는 그녀의 문장을 통해
기대하는 것이 있다.
소박하고 단정한 삶.
세상에 대해
큰 기대도 낙관도 없지만
무의미한 비관과도 거리가 있는 삶.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해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태도.
그보다는
자기 자신과 더 친해지는 것.
인생에 대한 큰 방향을 정하되
하루 단위의 시간에
집중하는 삶.
그리고
생각보다 혼자 살아야 할 시간이
길다는 사실.
소노 아야코는
2025년, 9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 생에서의 여행이
흐뭇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