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위기감지 센서 발동

Money Trees and Exit Plans

by Mira

1. 위기감지 센서 발동

상반기 실적 발표 날.

CEO의 목소리가 회의실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오자마자, 내 안의 ‘리스크 레이더’가 번쩍 켜졌다.


그 어느 때보다 성장가도를 달리는 시장에서, 우리 회사만 최하위 실적을 내고 있다.

타개책이라고 내놓은 안건들은 전혀 ‘솔루션’이 될 거 같지 않다.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젊은 사원들은 상반기 인센티브가 얼마나 나오는지에 관심이 있었지만,

나는 고용 안정이 가능한지가 더 궁금했다.

만약 희망퇴직을 받는다면, 조건은 어떻게 되는지.

그런 이야기까지 나오지 않았지만 정해진 수순처럼,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정년까지 4년 4개월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1년 정도 남은 것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마른침이 삼켜진다.


갑자기 쎄하게 작동하는 위기 감지 시스템.

수도 없이 시뮬레이션하고 퇴직을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내년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속이 바짝 탔다.


오프라인 업무 위주의 팀은 해체되거나 흡수되면서 그 규모가 줄었다.


2. 상황 진단

계열사 중 한 곳에서는 연령 불문,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 척하지만, 모두가 안다.

이 고용 상태와 재취업 시장이 얼마나 냉정한지.


특히 40대에 접어들며 이직이 쉽지 않은 후배들의 표정에는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긴장감이 번지고 있었다. 내가 지나온 바로 그 지점에 서 있는 후배들을 보면, 얼마나 큰 불안이 시도 때도 없이 엄습하는지 가늠이 된다.


출근길에 본 스레드의 질문이 떠오른다.


55세는 어떤 나이인가요?


인생 전반전을 마무리하고, 후반전을 준비하는 시기.

다행히 나는 지금 생계를 걱정하거나 아무도 원하지 않는 이력서를 쓰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3. 머니트리 점검

잠깐, 나의 머니트리는 지금 어떤 상태일까?

<월급만큼의 머니트리>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 좀 더 기다려야 한다.


그래도 이 정도라도 준비가 되어 가는 것에 감사하며, 계좌를 들여다본다.

만약 내가 미국 주식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가상자산을 공부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상황이 얼마나 아찔하고 비참했을까.



4. 출구 전략

다시 차분히 엑셀을 정리한다.

자산과 매도 시기를 가늠하고, 퇴직이 확정되면 무엇을, 어떻게 할지 다시 한번 시뮬레이션한다.


답은 언제나 같다.

합리적인 지출 이외에 ‘기분’을 돈으로 풀지 않고,

강제저축과 투자를 반복하는 것.

재미없고 지루할 정도로 똑같지만, 이게 가장 확실하다.


나는 투자 종목이나 방법에 대해서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는다. 그런 정보를 노출하면서 어그로를 끄는 사람들의 말에도 관심 없다.


정말 수익을 많이 낸 사람은 조용히 그들만의 세상으로 들어가지, 큰 비밀을 풀어내는 예언가 행세를 하면서 대중을 현혹하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유튜브로 투자 강의를 하는 건 듣지도 않는다.


매일 신문을 보면서 반복되는 이슈를 따라 섹터를 찾아본다. AI 다음은 또 어떤 분야가 이슈가 될까? 생각하면서 챗 GPT와 대화를 나눈다.


노동과 투자의 가치를 아는 사람은 분야를 막론하고 끊임없이 공부한다.

정보가 이렇게 쉽게 오가는 세상에서 투자하지 않는 건, 자체로 손해다.


무언가를 시작하는 게 불안하고 두려운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아직 투자를 시작할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가 가장 불안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뒤로 후퇴하고 있는 것이다.


AI를 경험해 보니, 이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격차는 앞으로 더 극대화될 것이다.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더 큰 결실이, 준비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더 큰 간극이 생긴다.


노동을 통해 얻은 수익과 한계를 인식하고,

투자의 필수성과 지속성을 내재화하기 위한 10년 전의 노력이 지금의 나에게 가장 큰 선물이다.


LIKE를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내일은 83번째 글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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