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알못 엄마의 영어 에피소드.
동네에 친하게 지내는 미국인 언니가 있다.
이 언니는, 한국 생활 3년으로 이제 한국인의 영어 발음이 제법 익숙해진 탓인지 아니면 나와 자주 만나서 내 어설픈 영어 발음에 익숙해진 건지 암튼 지난 2년간 지내면서 내 영어 발음을 지적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얼마 전 본의 아니게 큰 웃음 선사했다.
언니와 주말에 비무장지대 DMZ로 가족 여행 가자는 이야기를 하다가
나는 'DMZ'가 무슨 약자냐고 물었고, 언니는 'Demilitarized ZONE'이라고 하길래
아무 생각 없이 따라 했다.
"Demilitarized zone!"
근데 이 미국 언니가 빵 터지면서,
"Don't call ZONE!"
‘Zone 을 부르지 마!’
이라고 한다. 잉?? 처음엔 이게 무슨 소린가 했다가
'아... 내가 ZONE을 JOHN이라 외쳤구나. 언니는 "Don't call JOHN"이라고 한 거구나.'
하고 시차를 두고 이해 헸다.
한국인에게는 'John'이나 'Zone'이나 그냥 '존' 일 뿐인데...
외국살이를 하거나 외국인 친구가 있으면 다양한 문화를 배우고,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다는건 명확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어실력이 쑥쑥 느는것과는 또 별개라는 걸 다시 한 번 실감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