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 아직도 남편과 나는 냉전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물론, 큰 소리를 내고 싸우는 건 아니지만 서로에게 말하지 않고 데면데면 지내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물론 딸이 눈치채지 못하게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있다!
좋아, 자연스러웠어!!
주말 오후 점심을 먹어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남편은 전날 새벽까지 작업을 했기에 늦잠을 잤고 나는 점심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마침 시어머니께서 곰국을 택배로 보내주셔서 곰국에 파를 송송 썰어 넣고 간단히 점심을 먹으려고 준비를 하였고 아직 밉지만 당연히 남편 밥도 함께 준비하였다.
예전부터 친정어머니께서 부부싸움을 했다고 해서 유치하게 밥 안 차려 주고 그러지 말라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말씀하셔서 그 부분은 칼 같이 지키고 있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고 평소보다 밥도 넉넉히 푸고 국도 듬뿍 담고 고기까지 한 점 더 얹어줬다.
밥을 다 차린 후 신랑에게 식사하라고 얘기를 했고 신랑은 씻고 조금 늦게 식탁에 앉았다.
딸과 나는 이미 식사를 하고 있었고 남편은 뒤늦게 앉아 먹기 시작했는데
자리가 불편했는지 거의 마시다시피 하고는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 일어난다.
쳇, 그래도 밥은 잘 먹네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딸이 조용히 나에게 속삭였다.
엄마, 아빠 밥 조금만 준 거 아니야?
아빠가 제일 늦게 밥을 먹었는데 제일 빨리 먹었잖아.
엄마가 일부러 밥 조금만 준 거 아니야?
세상에......
난 억울하다....
딸에게 아니라고 설명을 했지만 딸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한다.
남편 부럽네.. 딸이 이렇게 당신을 생각하고 있는 걸 아려나 몰라..
다음 날 아침,
주말을 보내고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월요일이다.
아침마다 남편과 딸은 항상 토르티야를 먹고 출근과 등교를 하는데,
토르티야에는 양상추와 파프리카 닭가슴살을 넣어서 만든다.
나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토르티야를 준비하고 있었고 출근이 늦은 남편은 아직 자고 있고
학교를 가야 하는 딸은 토르티야를 먹고 있었다.
나는 딸 등교를 시키고 출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정신없이 준비를 하고 있는데 딸이 또 나를 부른다.
왜?
엄마, 아빠 토르티야에 왜 고기를 안 줘?
...................
정말, 변명이 아니라 깜빡했다!!
도마에 썰어놓은 고기가 그대로 있고 얹기만 하면 되는데 정말 깜빡했다.
이번에도 억울하다.
우리 딸, 아빠 챙기는 거 하나는 1등이다.
내가 남편 구박할까 봐 남편 안 챙길까 봐 항상 매의 눈으로 감시하고 있다.
귀엽다. 사랑스럽다.
이렇게 나는 오늘도 딸을 위해 남편과 화해할 방법을 찾아보려고 한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2022년 11월 21일에 있었던 일 2025년 11월 9일에 다시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