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들 중에 반드시 자신의 스승이 있다.” 공자님의 어록입니다.
좋은 점이 있는 사람에게서 좋은 점을 배우고 나쁜 점이 있는 사람에게서 자신에게 그런 점이 있는지 확인을 하고, 있다면 고쳐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면 세 사람은 있고 두 사람이 길을 가면 스승은 없을까요?
인생에 있어 결혼이란 남녀 두 사람이 한 가족을 구성하는 출발선입니다.
두 사람이 함께 가족 구성원인 자식들을 일정 기간 책임지는 것입니다.
가정이 안정되고 행복해야 개인도 사회도 국가도 건강하고 발전이 있다고 다들 이야기합니다.
의문점이 드는 것은 인류의 스승인 공자님도 결혼을 하셨는데, 공자님이 가족의 중요성을 모를 리는 없겠지요.
“두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스승이 있다.”
“오전에는 남편이고 오후에는 아내다.”
이렇게 어록을 남겼으면,
후세 사람의 결혼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주도권을 먼저 잡으려고 부부가 싸우지도 않을 겁니다.
세 사람 이상에서 스승을 찾으라 하시니 설마 공자님이 일부다처제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섣부른 추측이지만 공자님도 집에서는 스승은 되지 못하고 초등학생 취급을 받아 54세에 가출(?)해서 천하를 주유해 공자의 주유천하周遊天下란 말이 생긴 건 아닐까요?
부부는 같은 길을 두 사람이 일평생 걸어가는 것이라 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겠지만 처음에는 주로 남편이 중요한 일에 결정권을 가지고 가정을 이끌어 가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서로 의논을 하겠지요. 아내도 남편이 결정하면 흔쾌히 잘 따라줍니다.
자연스럽게 두 사람이 가는 길에 리더는 남편이란 말이 성립됩니다.
세월이 흐르고 사소한 다툼이 잦아지면서 아내는 남편에 대한 믿음에 의문을 품기 시작합니다.
이 의문이 의심으로 변하고 의심이 불신으로 변합니다.
상황에 따라 의문에서 불신으로 오는 게 세월이랄 것도 없이 순간이나 찰나일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남편의 잘못된 마일리지가 쌓이고 쌓여 리더의 위치를 서서히 잃어갑니다.
그러다 보면 리더도 없는 두 사람이 동격이 되어 먼 길을 걸어가게 됩니다.
이 동격을 유지하고 서로 이해와 양보를 하면서 일생을 마치면 아주 성공한 결혼생활이라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이 관계도 그렇게 평탄하지 않습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남편의 밉살스러운 마일리지가 차고도 넘쳐 더는 적립 불가란 판정을 받습니다.
그러면 아내가 기나긴 내사를 거쳐 수사에 들어갑니다.
대한민국 검사 중 최고의 수사통도 감히 흉내도 못 낼 조사와 심문이 이루어집니다.
예금통장이 순식간에 압류되고 모든 카드를 빼앗깁니다.
한 번도 왕이 된 적도 없고, 왕을 꿈꾼 적도 없는 남편의 죄목이 순식간에 만들어집니다.
조선왕조실록보다 더 상세히, 연대순 시간순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재판에 넘깁니다.
공금횡령, 증거인멸, 직무유기, 절도, 불경죄, 신의성실 의무 위반, 혼인서약서 준수 의무 위반, 목욕탕 좌변기에서 서서 소변 한 죄, 아침에 눈을 뜬 죄...
죄가 없다고 생각한 남편이 아내가 작성한 공소장을 읽어보니 죄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쯤 되면, 남편은 불 꺼진 작은 방으로 들어가 쪼그려 앉아 기다립니다.
구속과 불구속, 각방과 별거, 심사가 끝날 때까지 아이들이 갖다 주는 음료수와 빵으로 허기를 채우고 세상에서 가장 슬픈 표정으로 기다려야 합니다.
더 큰 문제는 아내가 검사로서 기소하고 재판에 넘기면 판사도 똑같은 사람인 아내입니다.
쉽게 말해, 자기가 조사해서 죄목을 만들어 재판에 넘기고 최종 판결도 자기가 하는 겁니다.
이쯤 되면 아내가 스승이 아니라 염라대왕입니다.
이런 상황을 예측한 공자님이 최종 판결을 피하려고 54세에 14년의 주유천하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누구도 공자님의 14년을 가출이라는 표현을 안 씁니다.
그 시대에 이혼 전문 변호사가 있었다면 공자님의 14년의 가출(?)은 100% 이혼 사유입니다.
아마 황혼이혼을 당했을 겁니다.
신은 인간에게 두 개의 눈을 주었습니다.
한 눈으로 상대방의 나쁜 점을 보더라도 다른 한 눈은 좋은 점을 보고. 서로 보완하면서 살라는 뜻이라 합니다.
그것도 힘들면, 나쁜 점만 보는 눈을 잠시 감으면 되지 않을까요?
어차피 남편과 아내는 지구상에서 최고의 난이도를 가진 극한직업입니다.
다행히 공자님도,
“두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왠수 같은 놈이 있다.”라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