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더불어 홀로

더불어 홀로 4

by 걍보리

1. AI에 대하여


세상의 빠른 변화의 중심에는 과학 기술과 도구의 발달이 있다. 각종 도구는 몸의 기능을 확장한 것이다. 자동차는 발을, 망치는 손을, 망원경은 눈을 확장하거나 보완한 것이다. 더 강한 힘을 갖고 싶고 더 멀리 보고 싶다는 사람의 욕망은 과학 기술과 도구의 발달을 가속화하고 있다. 주먹 대신에 핵무기로 상대방을 때릴 수 있게 되었고, 빛보다 빠르게 멀어지는 460억 광년 떨어진 별을 관측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AI(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를 통하여 사람의 뇌를 확장하는 중이다. 이미 AI는 인간 지능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초지능으로 발달하고 있다. 널리 알려진 사례가 알파고다. 알파고는 더 이상 사람과 경쟁하지 않는다. 알파고가 두는 수를 완전하게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알파고는 최고 수준의 인간 바둑기사가 두는 수의 가치를 평가하고 점수를 매기는 위치에 있다.

눈과 귀 손과 발이 뇌의 통제 아래 있듯이, 각종 도구들이 빠르게 발달하는 AI의 통제를 받으면 도구들의 기능은 급속도로 강화될 것이다. 인간의 자연에 대한 전반적인 통제 능력도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AI의 기획이 특정 영역 전문가의 기획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선택되는 일이 많아지면서 인간 세상인지 아니면 AI 세상인지 변별하기 어려운 순간이 많다. 인간지능을 훨씬 능가하는 초지능(superintelligence)은 이미 기술 특이점을 넘어 모든 분야에서의 삶의 양식을 재구성하는 혁명적 성격을 띠고 있다. AI가 인간의 삶을 개선할 것인지 아니면 파괴할 것인지는 인간이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

로봇( + AI)의 비중은 날로 커지고 있다. 미래에는 로봇인간이 사람과 함께 산다고 한다. 이미 로봇이 인간보다 우월한 면도 많고, 벌써 로봇과 결혼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 장차 사람의 가치는 작아지고 존재 의미도 희미해지는 것은 아닐까? 로봇( + AI)의 지배를 받게 되지는 않을까? 나의 존엄성과 존재 의미는 어디서 찾아야 하는 걸까?


Screenshot_20250910_164604_ChatGPT.jpg


❀❀❀

사람과 로봇( + AI)은 어떻게 다른가? 로봇은 만들어진다. 고장 나면 수리한다. 마모되고 파괴된다. 사람은 태어난다. 늙고 병들어 죽는다. 로봇에게는 고통이 없다. 죽음도 없다. 로봇은 스스로 자신이 왜 존재하는지 그 존재 이유를 묻지 않는다. 사람은 고통을 느끼고 죽음 앞에서 불안해한다. 사람은 자신의 존재 의미를 묻는다.

로봇은 무(無)시간적 사물이다. 로봇에게는 그리움과 기다림, 희망과 절망, 기쁨과 슬픔이 불가능하다. 사람은 시간적 존재이다. 각자에게 주어진 유한한 시간을 산다. 누구나 자기 시간을 자기답게 구성해 간다. 사람은 그리워하고 기다리며 희망하고 절망한다. 사람이기에 외로워하고 반가워하며 기뻐하고 슬퍼한다.


❀❀❀❀

로봇을 만든 목적은 사람이 미리 정한다. 로봇( + AI)은 기능하는 이유와 방식을 주체적으로 결정하지 못한다. 로봇은 계산기처럼 사람이 사용하는 수단이다. 로봇은 돌멩이처럼 '무의미' 자체다.

사람은 자신이 사는 이유와 존재 방식을 스스로 선택한다. 사람의 궁극적인 목적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사람은 수단이 아니다. 고통을 느끼는 사람은 고통에서 벗어나고 행복해지는 길을 찾는다.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살기를 원한다.


❀❀❀❀❀

사람은 사랑할 수 있다. 고통에 빠진 사람을 돕기도 하고, 고난에 처하면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고통이 있기에 사랑이 필요하다. 사람은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의미가 충만한 세상을 열 수 있다. 고통이 없는 로봇( + AI)은 사랑할 수 없다. 고통을 겪는 인간만이 사랑할 수 있다.


❀❀❀❀❀❀

유한한 시간을 살다가 장차 죽어야 하는 인간만이, 고통받고 고뇌하는 인간만이, 선악(善惡) 미추(美醜) 호오(好惡) 애증(愛憎) 고락(苦樂)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알 수 있다. 죽음은 가치 형성의 토대이다. 선 정의 성실 정직 등의 덕목은 삶을 복되게 하기에 미덕인 것이다.

사랑은, 죽을 존재들이, 힘을 모아, 죽음을 넘어서려는, 생명의 몸짓이다. 삶의 희열을 떠받드는 힘은 나의 고통이고 나의 죽음이다.


Screenshot_20250905_135937_ChatGPT.jpg



1. 희망이 떠나고 절망이 왔을 때


희망이 떠나고 절망이 왔을 때 나는 슬픔의 심연으로 미끄러진다. 무의미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추락의 공포에 휩싸인다. 구원의 손길을 소망한다.

일상은 거침없이 흐른다. 나는 갈팡질팡 중심을 잡지 못한다. 흔들린다. 때로는 급변하는 세상에서 멈추고 싶다. 온 세상에 불행만 가득해 보인다.


❀❀

행복으로 가는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자신도 모르게 파괴적인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차라리 이 세상이 끝난다면, 고통 가득한 이 세상이 사라진다면 얼마나 좋을까!’그 마음을 실제로 현실화시켜 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외로운 늑대! 그들에게 묻는다. 폭력으로, 사랑이 아닌 미움으로 행복해질 수 있을까?


Screenshot_20250911_190217_ChatGPT.jpg



❀❀❀

원해서 태어나지 않았지만 책임지고 살아야 하는 부조리한 삶. 원초적으로 나는 내가 선택하지 않은 조건들에 붙들려 있다. 부모도 국가도 이미 내게 주어진 삶의 조건이다. 운명이다. 일체가 내 인생이다. 그들을 사랑하지 않으면 어찌할 것인가?


❀❀❀❀

엄마아빠! 엄마아빠는 제게 삶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가없는 사랑을 주셨습니다. 제게 크고 작은 사랑을 알게 모르게 베풀어 주신 세상의 모든 분들께 큰 절을 올립니다.


Screenshot_20250904_180610_ChatGPT.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더불어 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