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간 가슴에 묻어둬야 하는 이들이 있다.
현재를 함께 하고 있지만 미래까지는 함께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시간이 흘러 나의 과거에 머문다.
그 이유는 선택적으로 혹은 불가피하게 그들이 나를 두고 간 것일 수도 있고, 내가 두고 왔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것에 대해 굳이 해명하거나 파헤치려 들지 않고 '그 시절 인연들'이라는 쌉쌀한 표현으로 앨범을 하나 만들어 먼지가 쌓일 때쯤 들여다볼 기억의 추억거리로 삼는다.
어쩌면 인연이라는 관계를 맺는 한 이별은 필연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이 세상에 수많은 사람들 중 한 사람과 인연을 맺을 확률은 낚싯바늘에 거북이 눈알이 걸릴 확률과 비슷할 만큼 소중하다던데, 그렇게 우연한 기적처럼 맺어진 인연들은 살아가다 보면 생각보다 빠르게 내 곁에 머물고 금세 떠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이야기하며 씁쓸함과 아쉬움을 흘러가는 시간에 맡긴다.
난 어떤 이별이든 마치 하나의 사건처럼 매번 마음에 큰 파동을 느껴 면역은커녕 덤덤한 척 애쓰느라 마음에 염증만 더 곪는 느낌이랄까. 무뎌질 수 있긴 한 걸까.
잊혀지는 건 언제나 슬픈 일이지만 나도 누군가의 시절인연으로 남아있겠지.
세상에 영원한 건 없고 그걸 모르는 사람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마치 영원할 것처럼 사랑한다. 그리고선 이성을 망각한 채 또다시 영원을 노래한다.
결말보다 과정에 집중하고 심취해 있는 시간이 더 아름다운 법이니 현재와 내 감정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럼에도 후회가 남는 게 사람이고 사랑이지만...
나 역시 살아오면서 가슴에 묻은 수많은 인연들이 있다.
닿을 수 있지만 뻗을 수 없는 인연이 있고, 아직은 내가 닿지 못하는 곳에 다다른 인연도 있다.
내 그리움은 여전히 그들의 안부를 묻는다.
가끔씩 나의 무의식이 그들을 찾아내어 꿈속으로 데려온다.
나는 아직 시절인연으로 남겨둘 준비가 안 된 모양이다. 하지만 이 또한 성장통이겠지.
나를 사랑해 준 사람들,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
올해 추운 계절만 남았는데 따뜻한 인연을 만나 잘 지내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