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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놀이, 먹부림, 힐링을 한 번에! 여름 평창 당일치기

‘한국의 알프스’라 불리는 평창 여정기

by 여담

‘한국의 알프스’라 불리는 평창은, 이름만 들어도 시원한 바람과 푸른 초원이 떠오르는 곳이다. 서울에서 아침 일찍 출발해 저녁이면 다시 돌아오는 알찬 여정으로 짜여진 국내 당일치기 여행. 짧다는 아쉬움보다는 단 하루 안에 꽃놀이와 전통시장, 전나무 숲 산책까지 모두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에 더 큰 만족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여름 꽃 여행의 백미는 ‘시기’. 당일치기 여행은 코스 못지않게 언제 가느냐가 중요한 법. 이른 여름, 딱 맞춘 듯 절정의 순간을 포착한 우리의 평창 여행기를 공유해 본다.



꽃이 만개한 고원, 청옥산 육백마지기

해발 1,200m 고지에 펼쳐진 고원, 청옥산 육백마지기. 이름도 낯설고 길지만, 이곳에서 마주한 풍경은 단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다. 2년 만에 다시 만개했다는 샤스타데이지가 초록의 고원 위에 새하얀 물결처럼 펼쳐져 있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꽃들 사이로 길이 나 있고, 사진으로 보던 성당 모양의 구조물이 그 중심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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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토록 아름다운 곳이라면 그만큼 사람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 특히 주말엔 정말 많은 방문객으로 붐빈다. 예상보다 포토존이 많지 않아 여유 있게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사이드로 살짝 벗어난 지점에서의 촬영을 추천한다. 넓은 풍경 안에서 자연을 배경 삼아 조용히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특별한 경험이 된다.

참고로 관광버스는 정상까지 올라가지 못하고 중간 지점에 정차하는데, 그 이후로는 약 40분가량의 오르막 산책이 이어진다. 운동화와 간단한 생수는 필수 준비물이다.



전통과 먹거리의 향연, 봉평시장

청옥산을 내려와 들른 곳은 평창을 대표하는 재래시장, 봉평시장이었다. 이곳은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실제 배경지로도 유명한데, 그 배경 덕분에 여전히 많은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무엇보다도 메밀로 만든 음식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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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봉평 현대막국수’에서 점심을 해결했는데, 현지인도 진짜 맛집이라고 추천하는 곳이라고 한다. 순메밀로 만든 막국수는 담백하고 시원했고, 함께 주문한 메밀전병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웠다. 투박하지만 정갈한 그 맛이 오히려 깊게 남는다. 시장 한복판에서 즐기는 전통음식의 정취란, 도시에서는 좀처럼 느끼기 어려운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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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는 그 외에도 메밀튀김, 메밀묵 등 다양한 간식들이 있어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새 손에 무언가 들려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꼭 식사가 목적이 아니더라도, 시장을 구경하는 것 자체가 여행의 중요한 한 장면이 될 수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바람이 지나가는 숲, 밀브릿지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평창의 전나무 숲길, ‘밀브릿지’였다. 이곳은 평창 방아머리 약수터 인근에 조성된 산책로인데, 조용하고 그늘이 많은 전나무 숲 안을 따라 걷기 좋은 코스로 꾸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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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한 전나무들 사이로 바람이 스쳐 지나가고, 중간중간 마련된 벤치에 앉아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특히 고요한 숲속에서 ‘숲멍’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몸소 체감할 수 있었다. 이곳엔 작은 감성 숙소와 카페도 함께 자리하고 있어서,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1박 2일 여행으로 확장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 같다. 번잡한 도심을 벗어나 자연 안에서의 하룻밤은 분명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연차 없이도 충분한 힐링, 막바지 여름 꽃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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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평창 당일치기 여행은 단 하루라는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참 많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었던 여정이었다. 꽃이 흐드러진 청옥산 육백마지기에서의 산책, 봉평시장에서의 소박하고 따뜻한 한 끼, 그리고 밀브릿지 전나무 숲에서의 고요한 힐링. 이 모든 경험이 하나의 리듬처럼 이어졌고, 도심의 바쁜 리듬 속에서 놓치고 있던 감각들을 되찾게 해주었다.


다가오는 장마, 모두 여름에만 볼 수 있는 막바지 여름 꽃여행을 계획할 수 있길 바란다.

지금이 지나가면 1년을 더 기다려야 하니까.


by 여담 서포터즈 1기 김희연


[여름 '쉼'트레킹 여행] 평창 청옥산 육백마지기/밀브릿지/봉평시장 (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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