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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바로 떠나는 일본 소도시

하룻밤 건너 아침에 도착하는 기타큐슈&시모노세키 2박 3일

by 여담

금요일, 시계를 보니 오후 다섯 시. 가방을 메고 회사 문을 나서 부산국제여객터미널로 향했다.

누군가에게는 하루의 끝이지만, 나에게는 여행의 시작이었다.


비행기도, 호텔도 없다. 우리는 곧장 배를 타고 일본 소도시로 향했다. 기타큐슈와 시모노세키. 익숙한 일본 도시들 사이에서 살짝 비켜 선, 조용하지만 매력 넘치는 이 소도시는 짧은 시간이 아쉽지 않을 만큼 꽉 찬 여행을 안겨준다.


Day 1. 배 안에서 시작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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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7시, 선실에 짐을 풀고 나면 본격적인 선상 라이프가 펼쳐진다. 배달음식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노래방, 오락실, 선상 마트까지 바다 위의 작은 호텔처럼 꽤 알차다. 밤은 고요하게 흐르고, 배는 일본을 향해 나아간다. 숙박은 이 배 위에서 해결되니 도착과 동시에 본격적인 여행이 가능하다.


직장인들은 체력보충까지 가능한 배 타고 떠나는 일본여행이다.



Day 2. 기타큐슈의 아침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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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8시, 일본 시모노세키항에 도착했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아카마신궁. 붉은 기둥과 푸른 바다, 고요한 공기가 인상적이었다. 바로 옆 가라토 시장에서는 갓 만든 초밥을 고르는 손길들로 북적인다. 금·토·일에만 문을 여는 스시 마켓은 이곳 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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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달려간 곳은 이토즈노모리 동물원, 아이들과 함께 여행 온 가족 단위가 많은 이유를 알 것 같다. 자연 속에서 여유롭게 동물들을 만나는 시간은 도심에서 느끼기 힘든 평온함을 준다. 코끼리랑 인사도 나눠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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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고쿠라역으로 향했다. 쇼핑과 점심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중심지로 현지 인기 빵집인 시로야 베이커리와 24시간 운영하는 스케상우동도 이 근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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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 목적지로 모지코 레트로를 가준다. 근대 일본의 건축미가 고스란히 담긴 이곳은 기타큐슈 여행의 메인 사진을 남기기에도, 그저 걷기에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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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6시, 다시 시모노세키항으로 돌아와 출국 수속. 마트에서 산 간편식으로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고 배에 올라 다시 밤을 건넜다.



Day 3. 부산의 아침, 일상의 복귀


아침 8시, 부산항에 도착. 불과 이틀 전 출근길에 있었던 내가 지금은 일본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라니.

짧지만 강렬한, 그리고 가볍지만 알찬 여행이었다.



이 여행을 특별하게 만든 몇 가지 포인트

▸ 숙박은 배에서 낮엔 자유관광 : 실제 관광 시간은 하루지만, 체감상 훨씬 길다.

▸ 아이와 함께해도 부담 없는 동선 : ‘워킹맘 투어’라는 이름처럼, 어린이 동반 가족에게 최적화.

▸ 90% 자유관광 : 가이드는 동선 및 일정 안내만 도와주실 뿐 여행은 스스로 즐긴다.

▸ 소도시의 매력 : 인파로 붐비는 대도시 대신, 조용하고 정감 있는 지역을 천천히.


에디터’s Tip

✔ 2인실이나 4인실 선택 가능! 소수만의 공간이 더 좋다면 살짝 추가금 감수할 가치 있음

✔ 배 타고 숙식을 진행하기 때문에 멀미약은 필수!

✔ 배 안에서 먹을 간식·음료 챙기기

✔ 마트 쇼핑은 꼭 들를 것 – 현지 간식 득템의 찬스!


놓치지 말아야 할 현지 맛집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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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상우동 (24시간 운영)

일포르노델미뇽 (하카타 인기 크로와상, 웨이팅 없음!)

시로야 베이커리 (고쿠라 필수 빵집)

코메다 커피 (100엔 땅콩, 인간사료 별명은 괜히 있는 게 아님)

Bana1 바나나 아이스크림 (모지코 한정!)

Maxvalu 시몰점 (과자, 소스, 즉석식품 쇼핑 천국)



‘일본 여행’ 하면 항상 비행기부터 생각했지만, 이제는 바다 건너는 밤도 충분히 멋진 선택이다. 일상의 템포는 잠시 미뤄두고 밤을 지나 새로운 도시에서 아침을 맞이해 보자.


단 이틀 반, 짧지만 완벽했던 일본 소도시 여행(보러가기)이었다.


by 여담 서포터즈 2기 류지원, 이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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