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와우마을 해바라기 축제 혼 여행기
햇살이 짙어지는 요즘, 이 더위에 어디를 가겠냐 싶지만 지금 아니면 볼 수 없는 풍경이 있다.
바로 영화〈지금, 만나러 갑니다〉속 명장면을 만든 해바라기 밭.
여름의 한가운데를 걷고 있다는 게 실감나던 어느 날, 노란 물결을 만나기 위해 강원도 태백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구와우마을.
여름이면 이 마을엔 한 폭의 그림 같은 해바라기 밭이 펼쳐진다. 서울에서 출발해 리무진 버스나 KTX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거리다. 열차를 타고 개별적으로 가는 것도 좋지만, 역에서 구와우마을까지는 대중교통으로 이동이 번거로운 편. 이럴 땐 여행사 상품을 이용하면 걱정 없이 다녀올 수 있다.
차창 밖 풍경과 잔잔한 음악이, 그날 여행의 프롤로그가 되어줬다.
누구와도 말 섞지 않아도 좋은 날이 있다. 그저 풍경에 기대어, 마음을 비우고 채우는 그런 날.
바로, 혼자 떠나는 여행의 날이었다.
혼자이기에 더 온전했던 감정
해바라기밭 한가운데 서는 순간, 눈앞이 노랗게 물들었다.
“해바라기를 마주하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어디선가 들었던 이 말이 떠올랐다. 정말 그랬다. 사방을 가득 메운 해바라기들은 해를 향해 고개를 들고 있었다. 그 모습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사진을 찍고, 걷고,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졌다.
점심은 태백의 물막국수. 시원한 국물이 여름날의 열기를 말끔하게 씻어줬다.
혼자서도 충분했던 하루
서울에서 출발해 구와우마을 해바라기밭, 현지 맛집까지 하루 동안 깔끔하게 즐길 수 있는 여행이었다. 혼자여도 전혀 불편함 없이, 오히려 더 여유롭게 다녀올 수 있었다.
해바라기 시즌은 짧다. 8월 중순이면 노란 풍경도 서서히 사라진다.
하지만, 그 안에 머물렀던 시간은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는다.
이번 주말이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해를 닮은 꽃들 사이에서 올여름, 나만의 풍경을 남겨보는 건 어떨까.
Photo by 여담 서포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