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한 뼘의 우주를 가꾼다
언제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포기하고 싶었던가. 어쩌면 오늘 아침, 지친 몸을 일으키며 하루를 시작할 용기가 나지 않았던 바로 그 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속도와 효율이 미덕이 된 시대, 하룻밤 사이에 터져 나오는 성공 신화가 박수받는 세상에 살고 있다. SNS 피드를 수놓은 화려한 결과물들은 과정의 고단함을 지워버리고, 우리를 끊임없이 조급함의 경주로 내몬다. '나는 왜 이토록 더딜까', '이 길이 정말 맞는 걸까'라는 불안감은 소리 없이 우리를 잠식한다.
나는 오늘, 그 빠름의 신화가 드리운 눈부신 빛의 뒤편에서 고요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온 '꾸준함'이라는 오래된 지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한순간 타오르는 불꽃놀이와 달리, 한결같음은 새벽녘 창가에 스며드는 햇살과 같다. 은은하지만 분명하게 방 안의 온도를 바꾸듯, 그것은 우리의 삶을 채우는 근원적인 힘이다.
영국의 문호 새뮤얼 존슨은 "위대한 일은 힘이 아니라 인내로 이루어진다"라고 했고, 미국의 사상가 랄프 왈도 에머슨은 "우리가 꾸준히 하는 일은 더 쉬워진다. 일의 본질이 변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라며 그 신비로운 과정을 설명했다. 이들의 가르침처럼 지속적인 노력은 목표를 향한 기계적인 행위를 넘어, 나의 존재를 빚어가는 성실한 태도이자 삶을 대하는 철학이다.
우리는 수많은 무명의 시간 속에서 묵묵히 붓을 들고, 활을 잡고, 펜을 쥔 예술가들의 삶에서 그 증거를 본다. 떠올려 본다. 수만 번의 물레질 끝에 흠 없는 달항아리를 빚어내는 도공의 손끝을, 셀 수 없는 점프와 턴으로 중력을 거스르는 발레리나의 몸짓을. 그들의 비범한 걸작은 한 번의 영감으로 탄생하지 않았다. 수없이 되풀이한 작업 속에서 비로소 예술적 완성을 이룬, 시간과 혼이 결합된 결정체이다. 인내는 시간의 축적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가장 정직하고도 강력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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