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이 길이 되는 시간

by 정성균

규율이라는 삶의 약속


타인의 목소리는 욕심을 덜어내라 말한다.

그러나 문밖의 일상은 오직 성실함으로 존재를 증명한다.


어제보다 정돈된 하루를 살고 싶다는 열망은, 반복되는 일과에서 몸을 일으키는 동력이 된다. 더 나은 내일을 향한 의지는, 작은 결실조차 기대하기 어려웠던 불안한 시절부터 시작되었다. 아무것도 입증하지 못한 시간이 허무하게 저물 때마다, 적어도 생활의 질서만큼은 견고하게 세우고 싶었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정한 규율이 어느덧 삶을 지탱하는 기둥이 되었다.


규율은 억압이 아니다. 스스로 선택한 생활양식이다. 외부의 강요가 아니라 자신과 맺은 약속이다. 어떤 기준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일상을 가장 깊은 곳에서 떠받친다. 원칙은 화려하지 않다. 어떤 무게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스스로 정한 법도를 따르는 태도는, 타자의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독립적인 주체로 거듭나게 한다. 세상을 향한 갈망을 통제하고 내면의 질서에 집중할 때, 생은 비로소 바깥의 소란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가혹할 만큼 엄격한 규칙을 적용하는 태도는 진정한 해방을 얻는 통로가 된다.


나태와 방종이라는 습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성적 통제가 필요하다. 삶을 흐트러뜨리는 충동을 다스릴 수 있는 기준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매일 반복되는 고된 수칙을 지켜 온 운동선수가 경기장에서 거침없는 기량을 펼치는 장면을 떠올려 보자. 오랜 시간 이어진 규칙과 훈련이 몸의 질서를 세웠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삶의 주권을 되찾으려는 사람에게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무질서에 자신을 맡겨 두는 동안 중심은 쉽게 흔들린다. 정해진 준칙 아래 하루를 관리하는 태도는 존재의 균형을 회복하는 과정이 된다.


수칙을 지켜 내는 순간 자체가 이미 성취의 한 형태로 남는다. 같은 행동이 거듭될수록 습관은 점차 인격의 일부로 자리 잡는다. 일상을 떠받치는 힘도 거대한 지식의 축적에서 나오지 않는다. 스스로의 마음을 정직하게 바라보려는 용기가 그 기반을 이룬다. 달콤한 타협은 판단을 흐리고, 변명은 책임을 흐리게 만든다. 질문은 안락함을 흔들어 깨우며, 나태의 늪으로 미끄러지려는 발걸음을 붙잡는다. 양심의 빛 아래에서 자신의 말과 행동을 다시 살피는 일, 그 점검의 시간이 삶의 구조를 단단하게 세운다.


스스로를 엄격히 다스리는 자만이 타인에게 진정한 평온을 나누어 줄 수 있다. 다정함이야말로 규율이 도달해야 할 최종적인 목적지다.


현실에서 확인한 알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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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현장에서 건져 올린 생각과 마음의 결을, 책 속 문장과 함께 조용히 전합니다. 스친 만남이 믿음으로 이어져 각자의 하루에 힘을 더하는 장면들을 담담히 써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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