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마이 한달살이 할 만할 것 같다.

그 이유를 3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by 스칼렛

올해 한달살이로 인기 있는 지역인 발리, 베트남 다낭&호이안, 치앙마이를 다녀왔다. 세 장소를 경험한 후 소감과 각 장소의 차이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먼저 해외한달살이의 조건을 먼저 살펴보자.

해외 한달살이 문화는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면서, 업무와 여행을 병행하는 ‘워케이션’ 형태 개념으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그런 이유로 업무가 아니더라도 해외에서 머물며 여행하는 새로운 형태의 여행이 부상하였다.


그럼 해외한달살이의 조건은 무얼까 생각해 보자. 장기 체류를 위한 핵심 조건인 경제성, 업무조건, 생활편의성 측면으로 살펴보았다.


1. 경제적 조건 : 한 달 살이는 일반적인 단기 여행보다 예산 관리가 훨씬 중요하다. 현지 물가가 본국이나 다른 여행지 대비 저렴하여 장기 체류가 경제적으로 부담되지 않아야 한다. 식비, 교통비, 장기 숙박비 등 기본적인 생활 물가가 낮아야 한다. 한 달간의 총생활비가 본국에서 생활하는 비용과 큰 차이가 없거나 더 저렴한 수준이어야 매력적이다.


2. 업무 환경 조건 : 워케이션의 전제 조건인 원격 근무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필수적이다. 화상 회의나 대용량 전송이 가능한 고속 Wi-Fi 환경이 숙소나 카페 등에서 안정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나 조용한 카페 등 다양한 업무 공간이 있어야 한다. 또한 본국의 동료나 거래처와의 소통에 심각한 지장을 주지 않는 적절한 시차가 중요하다. 시차가 너무 크면 저녁이나 새벽에 일해야 할 수도 있다.


3. 현지 생활 편의성 : 단순히 저렴하거나 인터넷이 잘 되는 것을 넘어, 장기간 편안하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인프라와 환경이 보장되어야 한다.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고, 밤늦게 다녀도 안전할 만큼 치안이 안정적이어야 한다. 또한 한 달 이상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도록 매력적인 관광지, 미식, 액티비티, 혹은 독특한 현지 문화 체험 기회가 풍부해야 한다. 관광 비자만으로도 30일(또는 그 이상) 체류가 가능하거나, 장기체류 비자 발급 절차가 간편해야 한다.


복잡하지 않은 치앙마이의 거리. 바닥도 크게 부서진 곳이 없어서 걸어 다니기 편리하다.


위 세 가지 조건을 직접 경험한 결과, 나에게 가장 매력적이었던 지역은 단연 태국 치앙마이였다. 치앙마이는 경제성, 업무환경, 생활편의성 세 가지 조건을 모두를 만족시키는 장기 체류에 최적화된 장소였다.


치앙마이 올드타운 성벽 주변의 핫한 장소와 인기 음식점을 제외하면, 대체로 거리를 걸어 다닐 때 길이 넓고, 오토바이나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아 평화로웠다. 숙박 위치에 따라 마치 시골의 한적한 소도시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다.


반면, 발리는 어디를 가나 현지인과 여행객 모두가 매우 많았다. 특히 도로 환경이 세 지역 중 최악이었다. 좁은 길과 엄청난 수의 오토바이 및 차량으로 인해 보행자들은 불편함을 겪어야 했고, 길바닥 상태 또한 부서진 곳이 많아 위험했다.


치앙마이의 가장 큰 장점은 호객행위나 불필요한 소음이 없다는 점이었다. 차량이나 택시가 여행객들에게 ’빵빵‘거리는 행위도 없었다.


발리나 베트남 호이안의 경우, 길을 걸어 다니면 지나가는 택시들이 ‘빵빵거림’이 잦아 보행자들에게 불편함과 시끄러운 소음을 유발했다.


치앙마이는 선데이 마켓이나 러이 끄라통 축제 같은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거리에 사람들이 많지 않아 조용하며 소소한 여유가 느껴졌다. 밤거리를 걸을 때도 위험하다는 느낌 없이 안전했으며, 이러한 조용함과 안전함이 전 세계 디지털 노마드들을 치앙마이로 불러들이는 매력이 아닐까 생각했다.


치앙마이에서는 어느 숙소나 카페를 이용하더라도 인터넷 속도가 빨라 업무 환경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대용량 파일 업로드와 같은 무거운 작업은 하지 않았지만, 블로그 글 작성이나 이미지 업로드 작업 등에는 전혀 무리가 없었다.


카페 또한 작은 규모, 대형 규모까지, 조용한 곳과 활기찬 곳이 공존하여 원하는 분위기를 선택할 수 있었다. 특히 매력적이고 편했던 곳은 카페 데 솥(Cafe de Sot)이었다. 조용하고 공간이 넓으며, 테이블마다 전원코드가 구비되어 있었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 옆 정원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들려 독서나 글쓰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했다. 10일 여행 기간 중 세 번이나 방문할 만큼 만족스러웠다.


정원이 있는 카페, Cafe de Sot

치앙마이 물가는 장기 체류자에게 압도적인 가성비를 제공했다.


아메리카노나 카푸치노는 보통 45~50바트 정도의 저렴한 금액이었다. 다만, 빵류의 금액(조각케이크가 75바트)은 커피가격보다 높은 경우가 많았다. 로컬 식당의 음식 물가 또한 매우 저렴했다. 카오소이 누들 같은 국수류나 볶음밥은 45~60바트선이었고, 계란후라이 등 토핑을 추가하면 10바트가 추가되었다.


치앙마이의 유일한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의 맥주가격은 Chang Beer 620ml 한 병이 59바트로, 한국과 비슷하거나 약간 저렴한 수준이었다. 인기 있는 똠양라면은 14바트, OK라면은 20바트였다. 특히 똠양라면은 똠양궁이랑 거의 똑같은 맛으로 매우 만족스러웠다. 물 2L 하나는 10바트였다. 로컬 식당에서 맥주 가격은 75~80바트가 대부분이었으나, 가장 저렴한 곳(싼티탐 주류판매점)에서는 60바트, 가장 비싼 곳(싼티탐 브렉퍼스트 & 치앙마이 피자)에서는 100바트까지 차이가 났다.


치앙마이 공항에서 판매하는 물건들은 현지 가격보다 보통 2~3배 높게 책정되어 있었다. 똠양 라면 가격을 공항에서 확인하니 무려 40바트였다. 공항에서는 가급적 물건을 구매하지 않기를 강력히 권한다.


세븐일레븐 똠양라면 왼쪽, 똠양누들이 파는 집 메뉴판


치앙마이에서는 하루 세 끼 식사와 커피숍 방문, 편의점에서 맥주 및 간식류 구매를 포함한 하루 생활 비용이 2인기준 대략 4만 원 전후였다. 치앙마이 숙소는 3만 원대 호텔에 묵었으며, 특히 총 9박 중 7일을 머물렀던 Chor Chang House는 구글 평점(4.9)대로 매우 만족스러웠다.


숙소 운영자의 배려가 세심했고, 과하지 않은 친절함 덕분에 편안했다. 밤비행기 일정에도 캐리어 보관을 배려해 주어 마지막 날까지 가볍게 치앙마이를 둘러볼 수 있었다.


반면에 베트남 호이안에선 구글 리뷰가 좋았던 3만 원대 숙소에 5박을 머물렀으나, 리뷰와 달리 청소가 소홀했고 수건이나 물 제공 서비스도 미흡하여 실망스러웠다.

발리 우붓 역시 3만 원대 숙소에 묵었는데, 건물의 외관은 단연 발리가 최고였다. 특히 우붓 지역의 특유의 예술적인 건축물과 전통 음악이 흐르는 로컬 식당의 분위기가 매력적이었다. 그에 반해 치앙마이는 이런 예술적이고 전통적인 외관의 매력은 없었다.


Chor Chang House 숙소 외관, 내부

태국 치앙마이와 베트남 다낭& 호이안 여행을 결산했을 때, 세부 생활비용보다는 항공료와 숙박료의 차이가 총 여행 비용의 차이를 만들었다.


9월 다낭&호이안 여행(10박 12일) 2인 총비용은 대략 130만 원

11월 치앙마이 여행 (9박 11일) 2인 총비용은 대략 150만 원

4월 대만(3박) 경유 발리 여행(14박 총 17박 19일) 2인 총비용은 대략 240만 원


태국은 베트남에 비해 비수기 항공료가 2인 기준 약 10만 원 더 비쌌고, 10박 기준 숙박료가 약 10만 원 더 높았다. 그 외의 식비, 교통비 등 생활비용은 유사하게 들었다. 총비용은 베트남이 더 저렴했지만, 치앙마이는 더 많은 볼거리와 문화적 매력을 제공했고, 미처 다 둘러보지 못한 장소가 많아 다음 여행을 기약하게 만들었다. 발리는 치앙마이보다는 더 높은 물가와 항공료이지만, 압도적인 자연환경의 매력을 발산한다. 치앙마이가 주는 소소한 안락함과 달리, 발리는 강렬하고 예술적인 아름다움으로 여행자의 영혼을 자극하는 곳이다.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치앙마이 여행을 결산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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