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매장에 따라 달라지는 물가 이야기
발리는 매력적인 여행지지만, 식사와 쇼핑을 즐길 때 가격과 부가비용에 대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발리에서는 같은 음식이라도 가게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인도네시아 음식인 나시고렝의 경우, 우붓의 Warung Gauri에서는 30k였지만, 울루와뜨의 한 음식점에서는 109k로 세 배 이상 차이가 났다.
여기에 서비스 수수료와 세금이 추가되는데, 유명한 관광지일수록 이 비용은 다 다르다. 예를 들어, 로비나 해변의 한 레스토랑에서는 세금 12%, 서비스 수수료 8%를 부과했는데, 내가 방문한 곳 중 가장 높은 부가세였다. 반면, 메인 도로에서 벗어난 식당들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며, 현금 결제 시 세금을 받지 않는 곳도 있었다. 이런 곳에서는 서비스 수수료만 5% ~ 7% 정도 부과했다.
가격 차이는 식당뿐만 아니라 편의점과 Guardian Pharmacy(한국의 올리브영 같은 건강,미용용품점)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발리에서 인기 있는 Ellips 헤어 에센스의 경우, 편의점, 코코마켓, Guardian Pharmacy 등 판매처에 따라 가격이 다를 뿐 아니라, 같은 Guardian Pharmacy 매장이라도 위치에 따라 가격이 달랐다.
맥주 가격도 흥미롭다. Warung에서 마시는 빈땅 맥주는 편의점과 거의 차이가 없었고, 어떤 경우에는 Warung에서 주문한 빈땅맥주가 M마트 편의점보다 더 저렴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처럼 같은 브랜드의 편의점에서 동일한 가격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발리의 특징 중 하나다. 우리나라에서도 빵집이나 음식점에서 같은 음식이라도 가격이 다르긴 하다. 하지만, 음식점의 빈땅맥주 가격이 편의점보다 저렴한 건 정말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부동산의 관점에서 보면 음식점과 상점의 가격은 위치, 공간의 규모, 인테리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외진 곳이나 구석진 지역은 상대적으로 월세가 저렴하기 때문에, 더 낮은 가격으로 음식을 제공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우붓을 예로 들면, 우붓 왕궁 근처의 음식점, 카페, 편의점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편이었다. 유동인구가 많은 만큼 월세도 더 비쌀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나시고렝이라도 내가 묵었던 숙소 근처의 Warung에서는 30~35k정도였지만, 왕궁 주변에서는 대개 55k~65k로 두 배 가까이 더 비쌌다. 하지만 가격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맛이 더 뛰어난 것은 아니었고, 음식의 내용물에서도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구석진 맛집을 찾아갈 의향이 있는지에 따라 식비에는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장기간 여행을 계획한다면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맛집을 찾는 것이 전체 여행 비용을 절약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발리를 처음 방문한 여행자들은 발리의 저렴한 물가에 놀라곤 하지만, 여행 기간이 길어지거나 여러 번 발리를 방문하게 되면 지역별, 상점별 가격 차이를 자연스럽게 체감하게 된다. 숙소 또한 하루 2만 원대부터 백만 원이 넘는 곳까지 다양해 발리는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여행지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발리를 여행할 때는 단순히 물가가 저렴하다고 생각하기보다, 지역과 매장에 따라 가격이 크게 차이 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이를 잘 활용하면 여행비용도 아끼는 동시에 더욱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