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를 찾는 여행자들에게 발리는 각자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어제 꾸따에 도착하자마자 호텔에 짐을 풀고, 지난번 방문했던 팩맨 식당으로 향했다. 발리에 머무는 동안 묘하게 허전한 마음이 들었고, 한국음식이 그리워졌다. 그 한국음식을 대체할 음식이 꾸따에 있다. 꾸따에 가면 팩맨(Pacman)에서 한국식 BBQ 치킨을 먹어야겠다고. 우붓과 길리에서는 찾을 수 없었던 그 맛.
팩맨에 도착해 한국식 BBQ치킨, 나시고렝, 시금치 같은 나물을 주문하고 앉아 있던 그때, 한 한국인 여성 여행객이 들어왔다. 팩맨 사장과 친한 듯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하더니, 나와 눈이 마주쳤다.
서로 인사를 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그녀는 코로나 이전에 인도네시아에서 1년 동안 거주했었다고 한다. 비즈니스로 있었냐고 물으니, 그녀는 사연이 있는 듯 조심스럽게 말을 아꼈다. 이번에도 발리가 다시 떠올라 50일간의 일정을 계획하고 왔다고. 3주 동안 우붓에서 요가만 하다가 꾸따로 이동했지만, 이제는 지겨워서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그녀의 여행은 다른 한국 여행객들의 모습과 달라 보였다. 발리에 머무는 동안 만난 사람들은 대체로 행복해 보였다. 혼자 온 여행객도 힐링과 여유를 즐기고 있었고, 젊은 신혼부부나 중년의 커플들도 나름의 여유를 만끽하는 듯했다. 그러나 그녀의 표정과 말투에서는 묘한 힘듦이 느껴졌다. 여행이란 언제나 즐겁고 행복한 이유로 떠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몸과 마음의 요양을 위해, 또 누군가는 현실에서의 도피를 위해 여행을 떠날 것이다.
발리 여행의 마지막 즈음에 만난 그녀는 여행의 또 다른 단면을 보여주었고, 행복만을 추구하려 했던 내게 뜻밖의 숙연함을 일깨웠다.
발리에 머무는 외국인들은 어떤 마음으로 여기에 왔을까? 각자의 사연을 안고 이곳에 머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 역시 발리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는 것일까?
발리에는 각 지역별로 여행객들의 구성이 다르다. 길리는 젊은 여행객들이 주를 이루었으며, 가족 단위 여행객과 나이가 있는 여행객들은 드물었다. 우붓도 젊은 여행객이 많았고, 특히 날씬한 외국인들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꾸따는 조금 다르다. 꾸따의 여행객들은 노년의 부부, 어린 자녀를 둔 가족 단위, 젊은 여행객 등 다양한 연령층이 섞여 있다.
이러한 차이는 접근성과 여행지에서 할 수 있는 활동에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여행지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는 특별한 공간일 수도 있다. 발리에서 마주친 그녀처럼, 우리는 저마다의 이유로 이곳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발리 여행이 끝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