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에서 만난 현지인들

by 스칼렛

세계 어디를 가든 유명한 여행지에서는 사람들의 눈빛이 냉정하고 계산적일 때가 많다. 그러나 덜 알려지거나 외진 지역에서는 선한 눈빛과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발리와 길리의 현지인들은 이러한 따뜻함의 좋은 예였다. 한국인을 보면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라는 말로 시작하는 그들의 환대는 여행의 첫인상을 기분 좋게 만들었다.



우붓에서의 특별한 만남들


우붓의 한 바틱 가게에서는 한국말을 놀랄 만큼 잘하는 아저씨를 만났다. 어떻게 그렇게 한국말을 잘하시냐 했더니 한국드라마를 보며 배웠다고. 정말 놀라운 분이다. 그에 반해, 나는 미국 영화를 그렇게 많이 보는데 왜 영어 실력은 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웃음이 난다.


또 다른 와룽에서는 한국어를 조금 구사할 줄 아는 젊은 직원을 만났다. 한국말을 할 줄 안다고 말하기에 K드라마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K-Pop, 특히 BTS를 좋아한다고 대답한다.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문화를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왠지 모르게 내가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 다음 여행부터는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나눠줄 작은 선물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국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한국인의 깜짝 선물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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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의 현지 Warung들.



길리에서 느낀 순수한 매력


길리에서 만난 숙소의 직원들과 근처의 작은 과일가게, 작은 Warung의 사람들은 정말 선한 눈을 가졌었다.


과일가게 총각은 한국말도 제법 잘하고 따라 하는 모습도 재밌다. 내가 해변에서 거북이를 봤다고 이야기하자, 과일가게를 지날 때마다 "거북이 봤어."라며 장난스럽게 말을 걸었다. 다음 날에는 "How many 거북이 you see?"라는 한국식 영어로 질문을 던진다. 너무 웃겨서 오늘은 "No"라고 대답한다. 장난기 넘치고 순진한 얼굴로 사람을 대하는 그들의 모습이 정말 웃기고 유쾌하다.



길리숙소의 아저씨에게도 거북이를 봤다고 하니, 아주 과장되게 "Really?"라고 말한다. 그 모습이 어찌나 웃기던지. 그런 순진하고 장난기스러운 모습의 길리가 좋다.



현지 와룽에서의 음식값 계산도 재미있는 순간이 있었다. 나시고렝과 그 집의 대표 음식을 주문한 뒤, 음식값을 계산하는데, 음식값이 275k여서 305k를 내고 30k를 거슬러 받으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계산을 맡은 젊은 언니가 거스름돈으로 50k를 건넨다.


내가 다시 확인하라고 했더니, 깜짝 놀라며 뒤로 넘어가는 듯한 제스처를 취한다. 이렇게 저렴한 음식값에 내가 얼마를 받아야 하는지 알고 있는 상황에서, 50k를 받아가는 건 지나친 욕심처럼 느껴졌다. 차액 20k를 돌려주니, 직원은 감사하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고, 나 또한 마음이 한결 편하다.


길리의 작은 현지 식당들은 대부분 서비스 수수료나 세금을 별도로 붙이지 않고 메뉴에 표기된 음식값만 받는 경우가 많았다. 대형 식당들과는 달리, 이런 점을 알면서 부당하게 거스름돈을 더 받는 건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차례 비슷한 일이 있었고, 두 번 모두 내가 계산을 바로잡아 돌려줌으로써 서로가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길리 사람들의 순진함과 아직 장사치가 되지 않은 작은 현지인 식당의 모습이 그 지역의 순수함을 더욱 빛나게 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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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 뒷골목, 염소들



길리의 해변의 뒷골목은 마치 한국의 1970년대 오지의 시골을 떠올리게 한다. 환경은 열악하고 삶은 단순해 보이지만, 그들이 불행하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비교와 경쟁이 일상인 우리의 문화와는 달리, 그들의 모습은 근심과 걱정이 없어 보인다.


그들을 바라보며, 우리는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자본주의의 손길이 서서히 스며드는 그곳에서, 그 순수함이 여전히 지속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길리의 명암이 함께 어우러진 그 풍경 속에서, 그들은 오늘도 삶을 이어가고 있다.




경쟁에서 벗어나 나만의 길로


점점 차이가 심화되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 이제는 경쟁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나만의 길을 찾고 싶다. 여행을 떠나고 글을 쓰는 것도, 아마 이런 마음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KakaoTalk_20250424_185214226_05.jpg 길리 해변 로드를 알려주는 표시판, 나의 길은 어딜까


발리 여행이 끝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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